인사에서 좌천은 사실상 사퇴 요구나 다름 아니다. 그런데 두 차례에 걸쳐 좌천인사가 단행되자 이에 반발해 사표를 낸 박영관 제주지검장(57,사시23회)이 16일 퇴임식에서 “겸손하고 오만하지 말라”며 사실상 ‘MB정부’를 겨냥해 쓴소리를 냈다.
박 지검장은 지난해 3월 전주지검장에서 제주지검장으로 사실상 좌천된데 이어, 이번에 또 법무부가 검사장급 인사에서 대전지검 차장검사로 발령내고, 게다가 동기의 지휘를 받게 되자 지난 13일 사표를 제출했다.
<제주의 소리>에 따르면 박 지검장은 이날 퇴임식에서 “25년 검사생활을 하면서 언젠가는 물러날 거라 생각했지만 칼바람 부는 겨울에 나가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아마 평생 검사 할 줄 알았던 것 같다. 사람 일은 이렇게 한치 앞도 모르는데 어리석고 자만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로마정국시절 군중들이 개선장군을 환호하자 옆에 있던 노예 한 사람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외쳤다는 일화가 생각난다”며 “아무리 영광스러운 자리라도 모든 것은 변하니 (우쭐하지 말고) 겸손하고 교만하지 말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인사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박 지검장은 “로마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 제국을 일으킨 것 같다”며 “나 뿐만 아니라 권력을 잡고 행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메멘토 모리’를 말해주고 싶다”고 사실상 MB정부를 겨냥했다.
박 지검장은 “25년간의 공직생활 동안 퇴임 시기가 동기나 후배가 검찰총장으로 지휘권을 행사할 때 의롭게 물러날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렇게 찬바람 부는 겨울에 나갈지는 몰랐다”며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인간의 한계”라고 거듭 인사에 대한 씁쓸함을 표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지난 13일 “‘못나간다’ 복병 만난 검찰 물갈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김대중 정권 당시 검찰 1·2·3과장 등 요직을 독차지하면서 대표적인 ‘정치검사’로 꼽힌 박 지검장이 사퇴 권고에 대해 버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박 지검장은 지난 2002년 서울지검 특수1부장 재직 시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이른바 ‘병풍사건’을 처리하면서 편파수사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제주의 소리>는 “전남 출신인 박 지검장은 2003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병풍사건’을 수사한 경력 때문에 한나라당은 물론, 법무부로부터도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며 “특히 조선일보 사주인 방상훈 사장을 탈세혐의로 구속시킨 바 있어 조선일보에서는 박 지검장을 ‘정치검사’로 몰아 부치기도 했다”고 언급해 조선일보 보도와 묘한 여운을 남겼다.
‘좌천’ 박영관 제주지검장, MB정부에 ‘겸손’ 쓴소리
“칼바람 부는 겨울에 (검찰) 나가게 될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기사입력:2009-01-16 17: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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