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주가조작" 인탑스 직격한 이재명…명인제약 지배구조에 쏠리는 시선

기사입력:2026-06-09 16:59:22
명인제약 이행명 회장. 사진=명인제약 홈페이지

명인제약 이행명 회장. 사진=명인제약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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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심준보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인탑스의 교환사채(EB) 발행 구조를 두고 "이런 것이 주가조작 아니냐"고 거론하며 기업의 일반주주 이익 침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명인제약의 지배구조와 최근 오너일가 지분 증여를 둘러싼 논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명인제약은 상장 이후 처음 공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주주권 보호와 경영 투명성 측면의 미비점이 대거 드러난 가운데, 창업주인 이행명 회장이 두 딸에게 지분을 증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주 보호보다 승계가 먼저 진행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명인제약이 지난 1일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핵심지표 준수율은 26.7%에 그쳤다. 한국거래소가 제시한 15개 핵심 지표 가운데 4개만 충족한 것.

특히 최고경영자(CEO) 승계정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명인제약은 보고서에서 별도의 CEO 승계정책이 없다고 밝혔다. 대표이사 유고 시 직무대행 체계만 마련돼 있을 뿐 차기 경영진 후보군 관리나 육성 프로그램, 승계 절차는 구축하지 않은 상태다.

최근 ESG 평가와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서 CEO 승계계획은 핵심 항목으로 분류된다. 특히 회사는 올해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강조했지만 정작 경영권 승계 원칙과 절차는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창업주인 이행명 회장은 지난 5월 장녀 이선영 씨와 차녀 이자영 씨에게 총 96만주를 증여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장녀에게 63만주(4.32%), 차녀에게 33만주(2.26%)를 증여했다. 명인다문화장학재단에도 10만주(0.68%)를 넘겼다.

이에 명인제약측은 "회사는 전문경영인 중심의 경영체제를 유지중"이라며 "현재 두 자녀의 경영 참여나 승계와 관련해 결정되거나 추진 중인 사항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증여로 이 회장의 지분율은 50.88%에서 43.62%로 낮아졌지만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여전히 73.47%에 달한다. 명인제약측의 해명대로 경영권에는 사실상 변화가 없는 수준이다.

시장 일각이 주목하는 부분은 증여 시점이다.

지분 증여가 이뤄진 5월 8일 명인제약 종가는 5만4400원이었다. 지난해 상장 당시 공모가인 5만8000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를 두고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가가 낮아진 시점에 증여가 이뤄진 배경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일정 기간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되는 만큼 주가 수준에 따라 세 부담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명인제약측은 "최근 주가 흐름에 대해서는 회사도 무겁게 인식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중"이라며 "다만 현재 주가 변동은 개별 기업 요인뿐 아니라 대내외 시장 환경과 수급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최근 인탑스 논란 이후 시장의 시선은 더욱 예민해진 상태다.

인탑스는 대주주 상속·증여 과정에서 주가가 낮게 유지되는 것이 유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며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SNS를 통해 관련 보도를 공유하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입장을 묻자 명인제약측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증여를 위한 의도적인 주가 관리나 승계 작업과 관련된 해석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현재까지 명인제약의 증여 등 사례에서 불법성이 확인된 것은 없다. 다만 시장에서는 "주주 보호 장치는 미비한데 승계 작업은 진행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명인제약은 전자투표, 집중투표제, 독립 내부감사 조직, CEO 승계 프로그램 등 주요 거버넌스 장치를 갖추지 못한 상태다.

전자투표제는 도입되지 않았고 집중투표제도 정관으로 배제했다. 소액주주의 이사회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대표적 장치들이 빠져 있는 셈이다.

주주환원 정책 역시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배당 규모를 늘리기는 했지만 중장기 배당정책은 수립하지 않았고 배당 관련 계획을 정기적으로 주주에게 알리는 체계도 갖추지 못했다.

반면 오너 일가를 대상으로 한 지분 이전은 이미 이뤄졌다.

이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 방향과도 맞물린다.

개정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했다.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일반주주 이익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명인제약 관계자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사업 경쟁력 강화와 성과를 창출하겠다"라며 "지배구조 관련 사항은 주주 및 시장의 기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인탑스가 '주가 형성의 공정성' 문제를 드러냈다면, 명인제약은 '지배구조와 승계의 투명성'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오너 일가의 증여나 승계가 기업 내부 문제로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은 일반주주 이익과의 관계 속에서 평가받고 있다"며 "인탑스 논란 이후 기업의 모든 자본시장 행위가 주주가치 관점에서 재해석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xzvc@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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