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구고법 제1-2형사부(재판장 왕해진·송민화 정성욱 고법판사)는 2026년 5월 14일, 내연녀의 존재를 추궁하면서 당뇨병이 있던 남편을 수백 회 폭행해 괴사성 근막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숨지게 해 특수상해(인정된 죄명 상해치사)혐의로 기소된 피고인(60대)에 대한 항소심에서, 직권파기 사유로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락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2024년 6월 전남 광양, 경북 포항에 위치한 호텔과 주거지 등에서 내연내의 존재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수 일에 걸쳐 남편 B씨(59)를 주먹과 막대기 등으로 수백 차례 폭행했고 피해자는 당시 의식을 잃고 병원에 옮겨졌지만 같은 해 9월 5일 사망했다.
1심(대구지법 포항지원 2024. 8.20.선고 2024고단846 판결)은 피고인에게 징역 2년 등을 선고했다.
검사는 항소심에서 피고인에 대한 죄명을 '특수상해'에서 '상해치사'로 적용한 공소장변경허가 신청을 했고(두차례) 항소심 법원은 이를 허가했다. 공소장 변경으로 인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이 초래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은 이 사건 호텔에서 나무 원목 재질의 옷걸이로 피해자의 다리 부위를 때린 사실은 있으나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은 없다. 피고인의 폭행과 피해자의 괴사성 근막염 발생 또는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고 패혈증으로 사망할 것임을 예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피고인은 2024. 6. 15. 오전경 피해자의 내연녀를 찾아낼 계획으로 피해자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광양시로 이동하였고, 같은 날 오후 3시 13분경 이 사건 호텔에 입실했다가 2024. 6. 17. 새벽경 포항시에 있는 주거지로 돌아왔다. 피해자는 2024. 6. 20. 오전 5시경 의식불명의 상태로 포항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이후 수술을 위해 2024. 7. 18. 동아대학교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다가 2024. 9. 5. 사망했다.
피고인의 휴대전화에는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가 대화하는 내용이 녹음되어 있는데, 이 사건 녹음물을 재생하면, 피해자가 운전하는 승용차 내에서, 호텔에서, 주거지에서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면서 내연녀의 존재에 대해 추궁하는 소리와 수백회에 걸친 무차별 폭행에 대한 피해자의 고통스러운 신음소리, 때리지 말라고 말하는 소리가 확인됐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포항시에서 광양시를 오가면서 탑승한 승용차의 내부에서는 혈흔과 뽑힌 머리카락이 다수 발견되었고, 피고인이 이 사건 호텔에서 피해자를 폭행한 나무 원목 재질의 옷걸이에서도 혈흔이 발견됐다.
응급실 의료진은 피해자의 상처를 확인한 후 가정폭력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를 했다.
피고인이 피해자와 함께 광양시를 다녀오기 전에 피해자가 자해를 하거나 낙상 사고를 당하는 등으로 상처를 입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발견되지 않았다.
동아대학교병원 의사 D는 항소심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해 “주요 감염원은 처음 발생한 다리 괴사성 근막염으로 보인다”라는 소견을 밝혔다.
포항성모병원 의사 E는 “피해자가 2024. 6. 20. 새벽에 포항성모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었을 당시 피해자의 오른쪽 다리 근육에 괴사성 근막염으로 인한 패혈증이 진행 중이었고, 패혈증에 의한 쇼크, 다발성 장기손상, 다리의 괴사성 근막염, 투석이 필요한 급성 신부전,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저산소증 등으로 사망의 위험이 매우 높았다”라는 소견을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위와 같은 폭행으로 인하여 괴사성 근막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이 주장하는 피해자에 대한 수술 지연 등이 피해자 사망의 공동원인이 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들이 피해자 사망의 공동원인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 사망의 결과에 대한 유력한 원인이 된 이상, 그 상해행위와 치사의 결과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장기간 당뇨병을 앓고 있었고, 피해자가 이로인해 면역력이 약하다는 사실을 배우자로서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폭행으로 피해자의 기력이 감소한 상태였음에도 즉시 병원치료를 받도록 하지 않고 계속 폭행했다고 봤다.
결국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상처가 발생했고, 그 상처를 통해 세균에 감염되어 피부가 괴사하고 패혈증 등이 진행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피고인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범행 후 119구급대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한 점, 피고인과 피해자의 아들들은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바라고 있고, 피해자 또한 사망 전에 병원에서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범행의 수법과 내용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고,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치인 생명을 잃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 결과가 극히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피해자의 여동생들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속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울분을 토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
재판부는 또한 피해자의 아들들이 표시한 처벌불원의사를 특별양형인자 중 감경요소로 고려하지 않았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대구고법, 내연녀 존재 추궁하며 남편 수 백회 폭행 사망케 한 아내 징역 3년
1심은 징역 2년 선고…피해자의 여동생들, 울분 토하며 피고인 엄벌 탄원 기사입력:2026-05-18 15: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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