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검찰총장의 비상상고 기각…"상급심 파기판결로 효력상실 재판은 비상상고 대상 안돼"

이유무죄 부분을 대상으로 한 이 사건 비상상고는 '비상상고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재판' 기사입력:2021-03-15 18: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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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법원홈페이지)
[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안철상)는 2021년 3월 11일 '부산형제복지원 사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인정된 죄명: 특수감금) 상고심에서 검찰총장의 비상상고를 기각했다(대법원 2021.3.11. 선고 2019오1 판결).

이 사건 비상상고의 이유는, 원판결 법원이 위헌․무효인 훈령을 근거로 삼아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주간의 특수감금 부분에 대해 형법 제20조를 적용해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것이 법령위반에 해당한다는 취지이다.

형사소송법 제441조는 “검찰총장은 판결이 확정한 후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것을 발견한 때에는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상급심의 파기판결에 의해 효력을 상실한 재판의 법령위반 여부를 다시 심사하는 것은 무익할 뿐만 아니라, 법령의 해석·적용의 통일을 도모하려는 비상상고 제도의 주된 목적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상급심의 파기판결에 의해 효력을 상실한 재판은 위 조항에 따른 비상상고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내무부장관은 1975. 12. 15.경 부랑인의 단속·수용·보호를 목적으로 ‘부랑인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처리지침’(내무부 훈령 제410호)을 발령했다. 위 훈령의 주된 내용은, 시장·군수·구청장으로 하여금 경찰과 합동으로 부랑인단속반을 편성, 정기 또는 수시로 부랑인 단속을 실시하고, 단속된 부랑인 중 연고가 불확실한 사람을 시·도 단위로 설치된 부랑인수용시설에 위탁 수용하게 하는 것이다.

피고인은 부산 북구 소재 부랑아 수용·보호시설인 ‘형제복지원’ 등을 운영하던 사회복지법인 형제복지원의 대표이사로서, 1975년 7월 25일경 부산직할시장과 부랑인의 수용․보호 등을 목적으로 한 ‘부랑인선도(수용보호)위탁계약’을 체결하고 국고 보조금을 지급받으면서 단속기관으로부터 위 훈령 등에 따라 단속된 부랑인의 신병을 인계받아 형제복지원에 수용했다.

피고인은 단속기관에서 인계되는 부랑인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1985년 말경 경남 울주군 일대 토지에 신규 수용시설과 형제복지원 수용자들의 직업 보도(輔導)시설로서의 자동차운전교습소를 건립하기로 한 후 형제복지원 총무인 김○○ 등을 통해 그곳에 출입문과 창문에 철창시설을 한 숙소시설을 마련했다.

피고인은 1986년 7월경부터 1987년 1월 16일경까지 형제복지원의 수용자 중에서 선발된 피해자들을 야간에는 위 숙소시설에 수용하면서 자물쇠로 출입문을 잠가 도주하거나 이탈하지 못하도록 하고(이하 ‘야간감금행위’라 한다), 주간에는 피해자들로 하여금 토지 평탄화 작업과 석축 공사 등 노역에 종사하게 하는 한편, 피해자들 중 일부를 경비원으로 임명하여 이들로 하여금 목봉과 감시견 10여 마리를 사용해 다른 피해자들을 감시하게 했다(이하 ‘주간감금행위’라 한다).

피고인은 1987년 1월 28일경 주간 및 야간감금행위에 대해 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1990. 12. 31. 법률 제42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위반으로, 형제복지원 운영 과정에서 수급한 국고 보조금의 횡령행위 등에 대해 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1988. 12. 31. 법률 제40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위반 등으로 각각 기소됐다.

제1심인 부산지방법원 울산지원은 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부분의 죄명과 적용법조를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상 특수감금에 맞게 변경하는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허가한 후 1987년 6월 23일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피고인에 대해 징역 10년 및 벌금 6억 8178만 원을 선고했다(87고합33 판결).

항소심인 대구고등법원은 1987년 11월 12일 피해자별로 포괄일죄에 해당하는 피고인에 대한 특수감금의 공소사실 중 주간감금행위 부분에 한하여 형법 제20조에 따른 정당행위가 성립한다고 보아 이유에서 이를 무죄로 판단하면서 피고인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고(87노1048 판결, 이 사건으로 그 중 위 이유무죄 부분의 파기를 구하는 원판결이다), 피고인만이 원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해 상고했다.

대법원은 1988년 3월 8일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야간감금행위 부분이 감금죄를 구성한다고 본 원판결 법원의 판단에 감금죄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원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전부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원판결 법원에 환송했다(87도2671 판결).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형사소송법 제342조 제2항에서 정하고 있는 이른바 상소불가분의 원칙에 의하면, 원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는 위 유죄 부분 중 야간감금행위 부분과 포괄일죄로서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이유무죄 부분에 대하여도 그 효력이 미치므로, 원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이유무죄 부분은 유죄 부분과 함께 상고심에 이심됐다가 대법원의 파기판결에 의해 그 효력을 상실했음이 분명하다.

대법원은 원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이유무죄 부분을 대상으로 한 이 사건 비상상고는 비상상고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재판에 대해 제기된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