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결혼한 B씨는 2004년 무렵부터 자신은 24시간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정신적ㆍ육체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는데, 남편인 C씨는 별다른 소득도 없이 강제적인 성관계를 요구하는 것에 불만이 있어 결혼생활에 염증을 느껴 2008년 협의이혼을 시도하다가 C씨가 불응해 무산됐다.
그러던 중 아내의 불륜을 알게 된 C씨가 지난해 12월 마침 특수강도 혐의로 수배 중인 A씨의 소재를 경찰에 신고해 구속되자, A씨는 C씨에게 앙심을 품게 됐다. 이후 A씨는 특수강도죄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지난 2월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그러자 A씨는 “남편이 없으면 좋겠다”는 B씨의 제안을 받고 수면제를 먹인 다음 여행을 빙자해 인적이 드문 도로로 C씨를 유인한 후 교통사고를 가장해 살해하기로 모의했다.
실제로 지난 2월14일 오후 9시경 파주에 사는 B씨는 “여행을 가자”며 C씨를 일산의 한 유원지로 유인해 미리 구입한 수면유도제를 C씨가 마시는 맥주잔에 몰래 타 마시게 한 후 도로 산책을 하자며 도로로 유인했다.
일주일 뒤 A씨는 평소 지리에 익숙한 화성시 해안도로를 범행 장소로 선정하기 위해 사전 답사하고, 2월21일 B씨는 여행을 가자며 남편 및 아들, 딸 2명 등 온가족이 함께 범행 장소인 제부도로 출발했다.
이날 B씨는 노래방에서 캔 맥주에 수면제를 타서 남편이 마시도록 하고, 산책을 하자며 미리 A씨와 짜둔 해안도로로 C씨를 유인한 다음 A씨가 뒤에서 승용차로 치어 두개골 골절, 뇌출혈 등으로 숨지게 했다.
결국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수원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신용석 부장판사)는 최근 A씨에게 무기징역을, B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불륜관계에 있는 피고인들이 결혼생활에 대한 불만(B씨), 내연녀의 살해 권유와 자신의 신고에 대한 앙갚음(A씨) 등 자신들의 주관적인 목적 달성이라는 통상적인 살해 이유로도 부족한 동기로 경솔하고도 가볍게 사람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한편, 수차례 반성문과 탄원서를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던 A씨와 B씨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