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흥 신임 변협회장은 취임사에서 “현재 법조계는 사법개혁이라는 회오리에 갇혀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상황으로 변호사 대량 생산이라는 은폐된 목적을 위해 로스쿨을 이용한다는 의심이 든다”며 “국민을 위한 합리적인 개혁에는 동의하지만 국민의 이름을 빌리거나 대중인기에 영합하는 개혁에는 반대하겠다”고 정부의 로스쿨 도입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천 변협회장은 그러면서 “로스쿨 도입은 변호사들의 생존과 직결돼 있는 사안인 만큼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입학 정원이 1200명을 절대 넘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계속되는 변호사의 대량 증원 ▲유사직역의 끊임없는 침범 ▲담세능력을 넘는 부당한 세금으로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고, 여기에 변호사 직역의 근본을 뒤흔드는 로스쿨 도입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해 있다”고 변호사 업계의 상황을 지적했다.
천 신임 변협회장은 그러면서 “대책 없는 정부의 변호사 대량 양산정책으로 1인당 연평균 수임사건 수가 해마다 10% 정도 감소해 많은 변호사들이 적자상태에 있고, 특히 젊은 변호사들 대부분은 1억원 정도의 빚까지 지고 있어 생계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태에 이르렀다”며 로스쿨 도입 등 변호사 증원 정책에 사실상 반대했다.
천 신임 변협회장은 또 “변호사의 업무영역을 변리사, 세무사, 공인중개사 업무까지 확장하는 변호사법 개정을 추진하고, 아울러 ▲변호사 강제주의 추진 ▲국선변호료 현실화 ▲공익소송 활성화 ▲법률상담 유료화 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입을 높여 나가는 동시에 전문변호사제도를 도입해 변호사에 대한 수요를 증대시키는 정책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최우선과제로 “변협은 법률가단체로서 객관적·전문적 비판기능을 확립하겠다”며 “변협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가장 중요한 길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인 만큼 변협은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국민의 편에서 권력을 감시·비판함은 물론 국민여론을 선도해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앞서 천기흥 신임 변협회장 지난달 31일 서울변호사회 추천 변협회장 후보 수락 인사말에서도 “로스쿨 도입 저지에 실패했으나 제도의 운영에 있어 변협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혼란이 자초할 것이라고 경고할 것”이라고 변협 의사를 관철시킬 뜻임을 강력하게 내비쳤었다.
천 신임 변협회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고·서울법대를 나왔으며, 사법시험 8회에 합격해 육군 법무관으로 거쳐 부산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법조인의 길에 입문했다.
한편 이날 부협회장에는 유정주(서울회), 조영진(수원회), 서정석(대구회), 황익(부산회), 이정희(광주회) 변호사 등 5명이 선출됐고 오욱환(총무이사), 하창우(공보이사), 이국재(인권이사), 민병식(법제이사), 신현호(교육이사), 최경원(회원이사), 한상호(기획이사), 서석호(재무이사), 백윤제(사업이사) 변호사가 상임이사로 뽑혔으며, 감사는 박태영, 이상원, 서희종 변호사가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