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고심하는 것만으로도 정치권이 요동치며 바짝 긴장시키고 있는 가운데, 안 원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어 주목된다.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에 의뢰해 지난 4일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서울대 원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45.3%라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여야 유력 후보들이 망라된 다자구도에서도 안철수 교수가 37.4%를 기록, 14.2%로 동률을 기록한 한명숙 전 총리와 나경원 최고위원을 23.2%p 격차로 앞섰다. 어떤 경우에든 안철수 원장의 당선 확률이 높다는 얘기로 볼 수 있다.
그 다음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5.7%, 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3.7%, 정운찬 전 총리가 3.3%, 박원순 변호사(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법무부장관 출신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이 2.1%로 뒤를 이었다.
아직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가 출마할 경우 3자구도에서 안철수 원장의 지지층 일부가 박 변호사 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변호사로서 박 변호사가 그동안 구축해 놓은 깨끗한 이미지에 대한 고정 지지층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유권자들에게 정치권 내부인사와 외부인사 양자대결시, 누구에게 투표할지 물어본 결과, 외부인사라는 응답이 52.0%, 내부인사라는 응답이 21.6%로, 외부인사에 대한 지지가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서울시 교육감의 단일화 금품수수 혐의 파문으로 야권 지지층에서 정치권 외부인사를 지지하겠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같은 맥락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과 무소속 안철수 원장이 양자대결로 붙을 경우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물은 결과, 안 원장을 지지하겠다는 의견이 63.0%로, 나경원 최고위원 22.5%를 3배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으로선 안 원장이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게 되면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이와 관련, 리얼미터는 “안 원장이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정치권 외부인사이기 때문에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안 원장이 출마선언을 할 경우 적극 지지층이 많아지는 반면, 비지지층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현재의 지지율에서 지지층이 일부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9월 4일(일), 서울지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유선전화 800명+휴대전화 200명)을 대상으로, RDD(Random Digit Dialing 전화번호부 미등재가구 포함 임의걸기) 방식으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1%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