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로 원로정치인 품위유지…이정희 의원 반성문 왜?

65세 이상 전직 국회의원에 매월 130만원 품위유지비 지급 법안 통과 기사입력:2010-08-24 11:42:44
[로이슈=신종철 기자] 국회가 지난 2월 전직 국회의원 출신 원로정치인들의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의 연로 회원들에게 품위유지비 명목으로 매달 120만 원씩 지급하는 ‘헌정회 지원법’ 개정안을 슬그머니 통과시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공분이 쏟아지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직 국회의원으로서 65세 이상이고 1년 이상 의원 생활을 했으며 다른 공직을 갖고 있지 않으면 매월 120만 원의 헌정회 지원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법안은 국회 운영위원회 안으로 2월24일 제안돼 단 하루 만인 다음날 25일 전격 통과됐다. 여야가 당리당략에 따라 격한 대치상황을 연출할 땐 언제고, 국민의 혈세로 자신들의 노후 밥그릇을 챙길 때는 아무도 모르게 찬반토론 없이 일사천리로 처리했다는 비난이 거세다.

게다가 17대 국회에서 헌정회 연로 회원의 지원금 폐지를 국회 개혁과제로 제안했던 민주노동당마저 개정안에 찬성표를 행사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민들은 한마디로 ‘한통속 국회에 뒤통수를 맞았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당시 국회 본회의에서 투표에 참여한 여야 의원은 191명. 이 중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과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만이 반대표를 던졌고, 한나라당 정해걸 의원과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기권하고, 나머지 의원은 모두 찬성표를 행사했다.

지금까지 헌정회 회원 가운데 65세 이상의 연로 회원은 780여명 정도. 그런데 생활이 어려운 전직 국회의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이 지원금이 대상자의 재산 규모나 다른 연금의 수급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지급받도록 한 게 논란의 핵심이다.

◈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비판 달게 받겠다. 반성문 썼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트위터
비난의 큰 축에 서 있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2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헌정회육성법 관련, 당시 소위 안건을 미리 검토하지 못했고, 입법되어도 예산은 같다고 해, 현상유지라 보고 반대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 “신중히 논의하지 못한 책임은 저에게 있다.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문제에 대한 마음의 부담이 컸던 듯 이 대표는 이날 밤 다시 트위터를 통해 “MBC앞 촛불집회 갔다가 이재오 장관 청문회하러 다시 국회 들어갑니다. 미루어둔 4대강 질의해야 하는데, 머리속에는 헌정회법이 계속 맴돕니다. 지금은 일단 집중해야하는데. 정신차려!”라고 자신을 다그쳤다.

결국 이 대표는 24일 트위터를 통해 “헌정회육성법 관련, 죄송합니다. 제 책임이 가장 큽니다. 비판을 달게 받겠습니다. 어제 청문회 마치고 반성문을 썼습니다”라고 사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반성문에서 법안에 찬성하게 된 상황을 설명하면서 자신의 잘못이라고 인정하고, 어떤 비판도 달게 받겠으며, 개정안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 진보신당 “국민들의 노후불안도 해소하지 못하면서”


지원법 개정안에 반대표를 행사한 진보신당은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종철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전직 국회의원 지원제도는 국회의원들의 제 밥그릇 지키기라는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나, 일반 국민들과의 노후 형평성 등을 고려해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국회의원만이 아니라 전 국민이 노후불안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이 국회의원들만의 노후 해결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국민들의 노후불안도 해소하지 못하면서 자신들의 노후만을 챙기는 ‘헌정회 육성법’에 대해 국민들이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그런 점에서 헌정회 육성법은 지금이라도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재검토를 촉구했다.

◈ 노회찬 “잘못된 일…다른 방식으로 처리해야”

진보신당 노회찬 전 의원도 23일 트위터를 통해 “국회의원 한 번이라도 하면 65세부터 월130만 원씩 주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저는 17대 국회 때부터 이를 반대했다. 일부 불우한 전직 의원들 생계문제라면 국민세금 말고 다른 방식으로 처리해야 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 국외 출장 중이던 천정배 “표결에 참여했다면 반대했을 것”

지난 2월 헌정회 지원법 개정안 당시 국외 출장 중이었다는 법무부장관 출신 천정배 의원도 22일 트위터를 통해 ‘표결에 참여했다면 반대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천 의원은 “국회의원은 아무리 오래 근무해도 퇴직금이나 연금이 전혀 없는 현 상태는 다른 공직자에 비할 때 불합리한 면이 있다”면서도 “전직 국회의원 대부분에게 국가예산에서 사실상의 고령연금을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적정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정회 지원금 문제는, 이번 기회에 국회의원의 퇴직금이나 연금 문제와 함께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고 그 결과에 따라 존폐 여부를 결정하고 필요한 경우 대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제안했다.

◈ 헌정회 홈페이지 비난 봇물… “김구 선생 계셨다면 돌로 내리찍었을 것”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헌정회 홈페이지에는 수십 건의 비난 글들이 쏟아졌다. 김성욱 씨는 “당신들은 끼니를 채우지 못할 만큼 가난하느냐”며 “김구 선생님이 계셨다면 당신들을 무척 부끄러워하고 돌로 내리찍었을 것”이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어 “국회는 쇼를 하는 곳이 아니다. 극장이 아니란 말입니다. 보이는 앞에서 오버해서 쥐어뜯고 싸우고 뒤에서 악수하면서 당신들 배불릴 방법을 작당하는 그런 곳이 아니다”고 질타했다.

방문석 씨는 “국회의원은 국민을 위해 법을 만드는 국민의 대표이지 본인들 품위 유지하고자 세금을 축내는 국회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하며 “나중에는 반드시 국민들에게 거친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청천’이라는 누리꾼은 “국민의 노후도 보장 못하면서 자기들의 노후만 보장하겠다는 건가. 품위유지비?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며 “서민들은 지금 세금내기 바쁜데 국민의 혈세로 품위유지비? 할 말이 없다. 정말 대한민국 의원들 이래도 되는 겁니까?”라고 개탄했다.

이종은 씨는 “매달 130만 원을 평생 준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 그게 다 국민들 세금 아니냐. 세금은 당신들한테 그렇게 주라고 있는 게 아니다”고 분통을 터뜨리며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이건 국민투표로 취소해야 한다. 국민투표 실시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아고라 지원금 폐지 서명운동 “진짜 뒤통수 제대로 맞았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도 ‘전직 국회의원 평생지원금(매월 130만원) 폐지하라’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청원을 개설한 차윤석 씨는 “국회의원도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해결되는 문제로 보이는데, 국민연금은 내고 싶지 않고 국회의원 끝나고 나서는 평생토록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고 싶다는 심보인가?”라고 질타했다.

이곳에도 “어이가 없어 말도 안 나온다”(ID 송은영), “이런 일에는 진짜 촛불이라도 밝혀야 되는 거 아닙니까?”(ID 길손), “진짜 뒤통수 제대로 맞았네”(ID 여행을 떠나자) 라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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