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고등법원 청사 전경.(사진=대구지법)
이미지 확대보기그런뒤 피고인은 2017년 3월 중순경 구미시 에 있는 한 아파트 앞 주차장에서 피해자에게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가 전망이 좋은 회사인 것처럼 과시한 후 "전략기획본부장을 퇴사시키려고 한다. 그런데 이 사람이 투자한 돈 1000만원을 돌려줘야 하는데 이 돈을 빌려주면 해고하는 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거짓말해 피해자로부터 1000만원을 교부받아 편취했다.
이어 2017년 5월 초순경 대구 동구 팔공산 부근 모 식당에서 피해자에게 노트북 구입자금이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거짓말해 700만원을 교부받아 편취했다.
또 피고인은 2017년 10월 19일경 피해자가 공장부지 구입을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피고인의 회사가 2017년 12월까지 A일보나 중앙지에 10억원 상당에 매각 될 수 있으니 운영자금을 빌려주면 회사가 매각된 후 돈을 갚아주겠다고 거짓말을 해 3000만원을 회사통장으로 송금받아 편취했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의 회사가 실적이 거의 없고 매각될 가능성도 없었다. 그리고 피고인에게 다른 수입원이나 별다른 재산이 없는 상태여서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더라도 갚을 의사가 없고 능력이 되지 않았다.
대구지법 형사8단독 장민석 부장판사는 지난 5월 22일 사기 혐의로 기소(2018고단563)된 피고인에게 징역 8월을 선고했다.
장 판사는 "이 사건 전체 피해액이 적지 않은 점, 현재까지 별다른 피해회복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불리한 양형사유로 고려하고,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전력이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은 없는 점을 유리한 양형사유로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그러자 피고인은 "피해자는 피고인이 운영하는회사의 경영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준 돈은 연인관계였던 피고인에게 호의로 건네준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편취의 고의로 피해자를 기망하여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으로 항소했다.
항소심(2019노1976)인 대구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이윤호 부장판사)는 지난 10월 25일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배척하고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1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피고인 회사의 경영이 어렵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회사가 상당한 금액에 매각될 것처럼 이야기한 것은 기망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배척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1심에서의 유리한 양형요소를 참작해 "1심이 선고한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