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김영삼 기자] KT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을 넘어 AI와 통신 기술을 융합한 ‘AICT 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차기 대표이사(CEO)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으로 ‘비즈니스 모델 설계 능력’을 꼽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통신이라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AI와 데이터 등 신사업 영역에서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가적 기질이 필요하다는 판단때문 인것.

‘수익 모델 다각화’, 선택이 아닌 필수

7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가 직면한 과제는 통신 시장의 포화와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이다.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이나 미래 통신 인프라 확보를 위해서는 기존의 비효율적인 사업을 재편하고, 미래 먹거리에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적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차기 CEO는 취임 초기부터 사업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AI, 로봇,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성장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후보군 경력과 미래 비전의 정합성 검증

이러한 상황에서 숏리스트에 오른 7인의 후보들이 가진 과거 경력이 KT의 미래 전략과 얼마나 부합하는지에 대해 이사회의 심도 있는 검증이 예상된다.

먼저 박윤영 후보(前 KT 기업부문 사장)와 이현석 후보(現 KT 부사장), 남규택 후보(前 KT CS 사장) 등은 KT의 B2B 사업 및 유통망 확장에 기여해 온 전문가들로 평가받는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들의 경험이 통신 영업 중심에 맞춰져 있어,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투명성이나 확장성 측면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박 후보의 경우 과거 공공입찰 관련 이슈에 대한 책임 소재가, 이 후보의 경우 최근 보안 이슈와 관련된 위기 관리 능력이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분야 전문가인 김철수 후보(前 KT스카이라이프 사장)는 과거 인수합병(M&A) 과정에서의 경영적 판단이 재무 건전성에 미친 영향과 준법 경영 의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료 출신의 주형철 후보(前 대통령실 경제보좌관)와 공기업 경영을 경험한 김태호 후보(전 서울교통공사 사장)는 공공 부문에서의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치열한 민간 시장 경쟁에서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 능력에 대해서는 이사회의 확인 과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주 후보의 과거 보안 사고 관련 이력이나 김 후보의 채용 공정성 관련 이슈 등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점검될 것으로 보인다.

홍원표 후보(前 KT 전문 출신 SK쉴더스 부회장)의 사업전환(Pivoting) 경험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그는 삼성SDS 재임 시절 IT 서비스 중심의 사업 구조를 클라우드와 물류 플랫폼으로 고도화하고, SK쉴더스에서는 물리 보안과 사이버 보안을 결합한 ‘융합 보안’ 모델을 안착시킨 경험이 있다. 최근 일부에서 제기한 SK텔레콤 해킹사고 뒤 홍 후보의 SK쉴더스 대표이사 사임은 과학기술정통부 조사결과 SK텔레콤 침해사고는 SK쉴더스와 해당 사건의 연관성이 없다고 밝혀졌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KT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진정한 AICT 기업으로 전환해야 하고, 기존 통신업의 경계를 넘어서는 유연한 사고와 실행력을 갖춘 리더가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 보안문재 해결하고, 중장기적으로 AI인프라 등 이종 산업 간 결합 및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서 정체된 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오는 9일 면접을 앞둔 KT 이사회는 향후 3년의 경영 안정을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KT의 업(業)의 본질을 새롭게 정의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리더십을 선별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김영삼 로이슈(lawissue) 기자 yskim@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