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80조 투자’로 한 발 내딛은 삼성, 이젠 정부가 화답할 때

기사입력:2018-08-30 18: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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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심준보 기자
[로이슈 심준보 기자]
지난 6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바이오 산업과 관련한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빈손은 아니었다. 삼성은 8일, 향후 3년간 180조원의 투자와 4만명의 신규 고용 계획을 밝혔다.

이 부회장과 김 부총리의 회동을 불편하게 보는 시각도 여전히 적지 않다. 둘의 만남이 사실상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관여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계획의 가시적 성과가 더디게 나타나자 위기감을 느낀 정부가 삼성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소위 ‘투자 구걸’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비난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먼저 김 부총리는 문재인정부의 경제 성장동력의 두 축인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중 후자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이 발표한 삼성의 투자계획 역시 AI・5G・바이오・반도체 중심의 자동차 전장부품 등 ‘4대 미래성장사업’에 25조원이 투자되는 등 혁신성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고용 확대와 혁신성장의 수혜를 볼 정부와 사회에게 돌아온다. 이번 회동을 정치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냉정히 효과를 직시하고 지원해야 하는 까닭이다.

삼성의 투자계획에 대한 외신의 시각 역시 이와 비슷하다.

27일 일본의 경제신문 니케이아시안리뷰는 현재 삼성전자의 상황을 ‘샌드위치’에 비유했다. 삼성이 미국 정부 및 애플과 저비용을 앞세운 중국기업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있다는 것이다. 니케이아시안리뷰는 “현재 중국기업들은 저비용뿐만 아니라 혁신과 품질도 갖췄다”라며 “이를 타파하기 위해선 미래 산업 투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결단과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을 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24일 ‘삼성의 180조원 투자는 사업 이상의 목적을 지녔다( ‘Samsung’s $161bn splurge may be about more than business‘)’라는 제목의 칼럼을 냈다.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의 투자 발표는 비단 사업적 측면이 아니라 한국정부와 사회의 요구에 응답하는 일"이라며 “투자와 사업 전략을 공개하지 않는 삼성이 향후 3년 동안 사용할 투자 예상 금액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으로,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을 꿈꾸는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의 과오는 법정에서 논할 일이다. 삼성과 정부의 투자 및 고용 확대에까지 정치적인 잣대를 갖다 대는 것은 훼방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지나친 억측과 의심보다는, 삼성의 구체적인 투자계획에 발맞춰 정부가 상생과 지원방안으로 화답하기를 희망한다.

심준보 기자 sjb@r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