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전 간부, 대기업에 자녀채용 청탁

기사입력:2018-08-23 17: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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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불법취업'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학현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로이슈 최영록 기자]
김학현(61·구속기소)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자신의 딸을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에 채용 청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공정위 간부 뇌물수수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 전 부위원장은 지난 2016년 9월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 안모 대표를 만나 “내 딸이 곧 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는데 이노션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김 전 부위원장은 딸 김씨가 이노션에 신입사원으로 지원한 사실을 안 대표에게 문자 메시지로 보냈고, 안 대표는 경영지원실장에게 “최종면접까지 볼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노션은 김 전 부위원장의 딸에 대한 서류전형 심사를 생략했고 2차 실무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2등 지원자를 탈락시켰다. 이렇게 최종 후보 2인이 된 김씨는 3차 임원면접에서도 사실상 1등 지원자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자 안 대표와 경영지원실장이 직접 면접 위원으로 참여해 김씨에게 최고점수를 줬다.

결국 김씨는 2016년 하반기 신입사원 모집에서 16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경영전략 부문 최종합격자로 선발됐다. 애초 선발될 가능성이 없었던 나머지 지원자 166명은 김씨의 들러리에 불과했던 셈이다.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김 전 부위원장은 이노션이 공정위로부터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로 지정돼 집중 관리되던 것을 알면서 일부러 접근했고, 이노션 역시 공정위로부터 우호적인 조치를 위해 김 전 위원장의 딸을 채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당시 피해를 입은 지원자 166명이 이노션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11월 6년 전 강원랜드 무더기 채용 비리 사건과 관련해 피해 응시자 23명이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이노션 홍보팀에 연락을 취했지만 “담당자 부재”를 이유로 들며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최영록 기자 rok@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