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쓰러져가는 ‘서림개발’ 왜 유지하나?

개발호재 안은 대규모 토지 보유…향후 경영권 승계 자금줄 역할 ‘무게’ 기사입력:2018-07-02 21: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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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사진=뉴시스)
[로이슈 최영록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자금줄 역할 의혹을 받고 있는 서림개발을 포기할지 아니면 계속 유지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재벌그룹 총수일가의 비핵심 계열사 지분 매각을 요청한 상태여서 유상증자로 연명해 온 서림개발 매각 여부에 대한 정 부회장의 고심은 날로 깊어질 전망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14일 가진 기자감담회에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총수일가의 주력 핵심 계열사 주식만 보유하고 나머지 비핵심·비상장 계열사 지분의 처분을 강력히 요구했다. 처분해야 할 회사로는 SI(시스템통합), 물류, 부동산관리, 광고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불이행시 향후 공정위 조사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이면서 정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서림개발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서림개발은 비상장회사로 축산업과 부동산임대업이 주력이다. 2009년 2월 현대차그룹에 편입됐지만 내부거래가 없을 뿐 아니라 별다른 사업을 전개하지 않고 있다. 실적도 부진했다. 지난해까지 이 회사의 매출은 최대 3억원을 넘지 않을뿐더러 지난해에는 2억원 이상 적자를 봤다.

더구나 서림개발은 유상증자를 통해 겨우 연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정 부회장은 지난 2013년, 2016년, 2018년에 걸쳐 2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정 부회장이 이처럼 손실만 내고 있는 업체에 집착하는 이유는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서림개발이 돈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서림개발이 보유한 대규모 토지 때문이다.

서림개발은 현대차그룹에 편입되기 오래 전엔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관음리 일대 109만7398㎡의 땅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정 부회장이 서림개발 지분 전량을 인수하면서 이 땅은 정 부회장의 소유가 됐다.

또 서림개발 출자로 설립한 자회사 서림환경기술도 이 지역 일대 토지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2009년 1월 14만9314㎡의 토지를 사들이기 시작해 현재 총 20만7553㎡를 보유 중이다. 게다가 관계회사인 신농영농조합법인 역시 관음리 7212㎡, 광동리 2708㎡, 도수리 1만4321㎡ 등 총 2만4241㎡를 사들였다.

이처럼 정 부회장의 회사나 다름없는 서림개발, 서림환경기술, 신농영농조합법인 등이 보유한 토지를 합하면 총 130만4951㎡다. 공시지가는 총 200억원에 달한다.

여기서 서림환경기술에 토지를 넘긴 소유주 6명 중 대부분이 현대차그룹 출신으로 정 부회장의 최측근이라는 게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들은 1980년대 초반 토지를 매입했다가 정 부회장이 서림개발을 통해 서림환경기술을 설립하면서 2009년 동시다발적으로 소유권을 넘겼다.

또하나 눈여겨 볼 부분은 서림개발 등이 사들인 퇴촌면 일대 토지 시세가 개발계획으로 인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정 부회장이 큰 수혜를 입게 된다는 점이다.

퇴촌면을 지나는 서울 송파~양평(가칭)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민자에서 국가 재정사업으로 변경, 2023년 4차선으로 개통된다는 소식에 일대 토지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 현재 3.3㎡당 공시지가는 200만원 안팎이지만 교통 호재 소식이 전해지면서 700만~1000만원 등 3~5배 오르는 선에서 시세가 형성돼 거래되고 있다. 이 시세를 적용하면 약 1000억원의 수익을 거두게 되는 셈이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퇴촌면 일대 토지는 전년 대비 3.6% 상승했다”며 “개발호재로 이 지역 일대 지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최영록 기자 rok@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