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태우 교수팀, "휘고 변형된 사상판, 녹내장 발생 가능성 높여"

기사입력:2018-04-16 21:15:33
[로이슈 임한희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태우 교수팀이 시신경 섬유가 지나는 조직인 사상판의 곡률이 클수록 녹내장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16일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태우 교수팀에 따르면 시신경에 생긴 이상으로 시력 저하가 나타나는 질환을 녹내장이라고 한다. 시신경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신경으로 시신경 장애로 인해 녹내장이 발생하면 시야가 축소돼 답답하게 보이고 나중에는 중심시력이 떨어져 급기야 실명을 야기한다. 이렇게 녹내장에서 발생하는 시신경 손상은 ‘사상판’이라는 곳에서 일어나는데, 사상판은 시신경 섬유가 눈 뒤쪽으로 지나가는 부분에 얼기설기 뚫려있는 그물 형태의 조직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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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시신경 내부에 밴드처럼 생긴 부분이 사상판이다.


눈 안의 압력이 높아지면 정상이었던 사상판이 바깥으로 눌리거나 휘고 압착되면서 사상판 구멍들에 변형이 생긴다. 이로 인해 사상판 구멍 사이를 지나가는 시신경 섬유와 혈관에 압박이 가해져 신경이 손상되면서 결국 녹내장을 일으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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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좌) 사상판을 통해 시신경섬유(노란색 기둥) 다발이 지나가는 모양과 (우) 사상판이 압착되어 시신경섬유가 손상된 모습


그런데 대부분의 녹내장은 확실하게 느껴지는 증상 없이 서서히 발병하는 특징을 갖는다. 이미 시야협착이나 뿌옇게 보이는 불편함이 생긴 경우라면 말기 녹내장으로 진행됐을 가능성도 크다.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더 이상의 진행을 막는 치료가 중요하며, 40세 이상의 성인에서는 증상이 없더라도 녹내장 정밀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다행히도 최근에는 건강검진이 보편화 되면서 녹내장 의심 소견을 듣고 병원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한다.

이렇게 녹내장 의심 소견을 들은 경우 실제로 녹내장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녹내장으로 발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는 녹내장이 발생하더라도 시신경 손상 속도가 아주 느려 시야결손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가능하다. 때문에 녹내장으로의 진행여부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면 발생 초기부터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치료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태우 교수팀은 녹내장 의심환자 87명을 대상으로 시신경 내부에 있는 사상판 곡률(휘어진 정도)을 측정해 향후 진행되는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의 속도를 예측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시신경 손상이 발생하기 전 사상판이 뒤로 많이 휘어져 있는 경우 시신경 손상이 빨라지면서 결국 녹내장으로 발전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사상판이 편평한 환자에서는 시신경 손상이 지속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녹내장도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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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사상판이 휘어진 환자의 경우에는 계속해서 망막신경 섬유층이 손상되었던 반면, 편평한 사상판을 가진 환자의 경우에는 망막신경 섬유층의 손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태우 교수는 “사상판의 곡률을 미리 확인함으로써 녹내장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조기 치료를 통해 시야손상이나 심각한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반대로 녹내장 발생 가능성이 낮은 환자에게는 시야 및 시력상실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녹내장은 만성질환으로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이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이다. 때문에 초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진행속도를 늦춰야 말기까지 진행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김태우 교수는 “최근에는 진단기술의 발달과 활발한 연구들을 통해 녹내장의 발병 기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이에 따라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입각한 맞춤치료의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며 “안압이나 혈류 등 각기 다양한 인자들이 우리 눈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환자마다 최적화된 치료를 받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밝혔다.

임한희 기자 newyork291@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