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기재부 칼잡이?…KT&G 백복인 사장 연임 반대 논란 증폭

기사입력:2018-02-13 12:53:13
center
(사진=갈무리)
[로이슈 심준보 기자]
기업은행이 최근 KT&G 백복인 사장의 연임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관들 간의 사장 인사에 대한 개입이라는 점이 쟁점이 되고 있다.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기업은행의 주장과는 달리 정부 입맛대로 정부출자기관장을 갈아치우기 위한 칼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최근 KT&G 백복인 사장의 연임에 반대한 이유가 친정부 인사를 사장으로 선임하려는 정부의 입김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KT&G는 지난 5일 사장 단독후보인 백 사장에 대해 다음달 중순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연임을 확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KT&G 주식의 과반(53.27%)은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참여 가능성이 낮은 특성상 사실상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9.09%)과 기업은행(6.93%)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은행은 백 사장의 CEO리스크와 연임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른 배당 수익 저하를 우려해 연임을 반대하고, 사외이사 2명을 추천하는 등 경영 참여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을 밝혔다.

일부 금융업계 관계자는 “민영화된 공기업인 KT&G의 경영진을 친정부인사로 물갈이함으로써 영향권 내에 두려는 것이 정부와 기재부의 속셈이 아니냐”고 털어놓기도 했다.

은행이 보유지분을 통해 주주로써 경영 참여 의지를 밝힌 사례가 드물다는 것도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물론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의결권 행사지침)를 지킬 것을 권장하는 현 정부의 기조도 감안할 수 있다.

그러나 민영화된 공기업인 KT&G와 사실상의 국책은행(기획재정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과반 이상 지분 보유)인 기업은행의 특성을 고려할 때, 기업은행의 백 사장 연임 반대는 수익에 따른 경영 참여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라기보단 정부의 의사를 대리 행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기재부가 백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기업은행이 주주이익보다는 기재부의 이해관계를 우선해 사장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KT&G는 최근 수년간의 공공기관 수장의 낙하산 인사 의혹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낙하산 인사 무풍지대로 통했다. 백 사장 역시 1993년 당시 담배인삼공사였던 KT&G 입사 후 25년간 승진을 거쳐 사장에 오른 순혈 내부인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투자가 역시 주주로써 장기 투자만이 아닌 적극적 경영 참여를 할 수 있다는 스튜어드십 코드는 자본주의 시장 환경에서는 물론 합당하다"면서도 "기업은행이 경영 참여의 주체가 아닌, 정부와 KT&G의 힘겨루기의 대리인이라는 의혹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준보 기자 sjb@r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