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경미한 하자도 보수하라” 대법 판결에도 ‘모르쇠’

김선덕 사장, 임기 동안 하자보수 모른 척 했다가 ‘덜미’ 기사입력:2017-10-18 18: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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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덕 HUG 사장.(사진=뉴시스)
[로이슈 최영록 기자]
퇴임을 2개월 남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김선덕 사장이 임기 동안 “하자보수 책임을 이행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했다가 결국 국토교통부 감사를 통해 적발됐다.

지난 17일 조선일보 땅집고가 입수한 ‘주택도시부증공사 종합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토부는 “대법원 판결과 다르게 보증이행을 거절한 보증사고에 대해 신속하게 이행 방안을 마련하라”고 HUG에 통보했다.

감사 결과 대법원 판결 이후 하자보수를 다시 요청한 입주자들에게는 보수를 해준 반면 재요청이 없던 단지에는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전국 37개 단지, 1만여 가구가 아직까지 하자보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이 가운데 일부는 하자보증 소멸시효 5년이 지난 상태여서 하자보수를 신청할 수도 없는 처지다.

구 ‘주택법’에 따르면 내력 구조부 결함으로 아파트가 무너진 경우 또는 안전진단 결과 무너질 우려가 있는 경우를 중대한 하자로 규정하고 기둥·내력벽은 10년, 보·바닥·지붕은 5년의 보수기간을 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HUG는 2005년 이후 하자보수를 신청했던 단지 중에서 12개 단지, 4만가구에 대해서는 ‘경미한 하자’로 보고 보증이행을 거절했다. 그러자 일부 단지 주민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대법원은 2014년 10월 “국민의 주거 안정과 주거 수준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주택법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면 중대한 하자에 대해서만 보증책임을 부담하는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경미한 하자 역시 기둥·내력벽은 10년, 보·바닥·지붕은 5년의 하자보수 기간을 둬야 한다”고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런데도 HUG는 국토부 감사 결과 보증이행을 요청한 입주자들에게 적극적인 안내와 구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HUG는 2014년 11월 각 지부에 대법원 판례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도록 지시하면서도 그동안 하자보수 보증이행을 거절했던 현장에 대해서는 보증채권자(입주자대표회의)가 다시 보증이행청구를 할 경우에만 보증책임을 이행하도록 조치했다.

뿐만 아니라 HUG는 홈페이지를 통해 하자보수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마저도 잘 보이지 않게 슬쩍 끼워 넣으면서 제대로 알리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보증거절을 당한 단지는 전국 121개 단지, 총 4만3273가구로 조사됐다. 이 중 판결 이후 다시 하자보수를 요청한 곳은 84곳이며 나머지 37곳은 재청구를 하지 않아 하자보수를 받지 못했다. 심지어 37곳 중 소멸시효 5년이 경과해 더 이상 하자보수를 청구할 수 없게 된 단지도 4곳에 이른다.

이에 대해 HUG는 이미 소멸시효가 지난 단지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감사 결과에 따라 이행청구를 거절했던 사업장에 대해서만 적절한 안내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영록 기자 rok@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