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구개발비 26억원 빼돌려 빚 갚은 업체대표 ‘덜미’

기사입력:2017-08-02 09:18:31
[로이슈 이슬기 기자]
연구자재 구입 등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수법으로 8년간 정부보조금 26억원 상당을 빼돌린 광학렌즈 제조업체 대표와 전무이사가 덜미를 잡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는 복지·보조금 부정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사건을 확인한 결과, 이 같은 연구개발비(R&D) 보조금 부정수급을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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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에 따르면 광학렌즈 제조업체 대표 A씨와 전무이사 B씨는 정부가 2008년부터 추진하는 7개의 연구개발 과제에 참여하면서, 4개 기관으로부터 34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았다.

그러나 A씨는 연구자재 판매와 무관한 주변 지인들의 업체로부터 연구자재를 구입한 것처럼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고 9억 8,000만 원의 자재비를 송금한 뒤, 업체로부터 이를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연구자재비를 빼돌렸다.

A와 B씨는 타인 명의로 서류상의 회사도 설립하고 47차례에 걸쳐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연구개발비 9억 2,000만 원을 챙겼다.

또 연구개발과 관계없는 기존의 자사제품 생산을 위해 필요한 자재를 구입하고 이를 연구개발에 사용한 것처럼 청구해 연구자재비 6억 7,000만 원을 부당하게 사용했다.

A씨는 이렇게 빼돌린 연구개발비 26억여 원 중 일부를 수억 원의 개인 빚을 갚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이들은 연구원을 허위로 등록해 인건비 3,600만 원을 챙겨 자사의 주식까지 사들였다.

A씨는 자사의 주주 C씨에게 접근해 보유 주식을 양도 받는 조건으로 매월 그 대가를 나누어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뒤 C씨를 연구원으로 허위로 등록해 매월 지급되는 인건비를 주식매입 대금으로 지급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연구개발비(R&D) 횡령·편취 사건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 분야의 보조금 부정수급을 집중적으로 감시할 예정”이라며, “관리·감독기관도 정부보조금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권익위는 또 다른 서울 소재 IT 연구개발과제 수행업체가 연구개발비 수억 원을 횡령했다는 신고사건을 접수받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외 추가로 20건의 연구개발비 부정수급 신고를 접수받아 확인 중이다.



이슬기 기자 law4@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