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신고내용 부실하면 과태료 불처벌

기사입력:2016-10-09 19:37:45
[로이슈 신종철 기자]
법원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 위반자에게 과태료를 물리는 재판을 할 때, 신고 내용이 부실할 경우 소속기관장에게 보완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 신고한 소속기관장이 이에 따르지 않으면 처벌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 대법원은 이 같은 내용의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과태료재판 절차 안내자료’를 공개했다.

앞서 지난 7월 수도권 소재 지방법원에서 실제 과태료재판을 담당하는 법관들을 중심으로 ‘과태료재판 연구반’이 구성됐다.

연구반은 8월부터 9월까지 수차례 회의를 거쳐, 10월 초에 이번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과태료재판 절차 안내 자료’를 마련했다.

이에 지난 7일 법관들 대상 내부 ‘과태료재판 커뮤니티’에 상세 자료를 게시했다. ‘과태료재판 커뮤니티’는 현재 과태료재판을 담당하고 있거나 과태료재판을 연구하는 법관 270명이 가입된 법원 내부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이다.

연구반은 오는 11월까지 청탁금지법위반의 과태료재판을 포함해, 과태료재판 전반에 관해 지속적인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수수금지 금품 등을 수수한 경우”의 과태료 부과액을 정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과태료 부과액에 대한 예측가능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방안을 순차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연구반 안내자료를 기초로 실제 청탁금지법위반의 과태료재판을 담당하는 법관들이 ‘과태료재판 커뮤니티’를 통해 제기한 문제점 및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반영해, 2017년 상반기에 실무편람 발간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대법원은 청탁금지법 위반의 과태료재판의 접수건수 등 추이를 면밀히 살펴, ‘전국 과태료사건 재판장 간담회’ 개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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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과태료재판 절차 안내자료’의 중요 내용에 따르면 과태료재판은 소속기관장이 청탁금지법 위반자와 위반 사실 등을 법원에 통보하면 관할 법원의 과태료재판이 시작된다.

연구반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인한 과태료재판에서의 행정청을 “소속기관장”으로 해석했다.

구체적으로는 누구든지 공공기관 또는 그 감독기관, 감사원 또는 수사기관,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다. 권익위원회, 조사기관은 과태료 부과대상에 해당하는 경우 소속기관에 통보한다.

그러면 소속기관장은 필요한 조사를 하고 결과에 따라 과태료 부과 대상자에 대해 위반사실을 관할 법원에 통보한다. 특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조사 없이 종결 가능하다.

통보를 받은 법원은 소속기관장이 함께 제출한 청탁금지법 위반 관련 자료들을 검토해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약식재판절차나 정식 과태료재판에 회부한다.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위반사실이 객관적으로 명백해 당사자의 반증의 여지가 없는 때, 객관적으로 위반사실이 증명되고 정당한 사유의 부존재가 강하게 추정되는 때에는 과태료를 부과한다.

반면 과태료 불처벌 경우는 ▲과태료 부과 통보가 법령상의 방식에 위반한 경우 ▲위반사실을 전혀 특정할 수 없거나, 위반사실 자체에 의하더라도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한 경우 ▲이미 형사처벌 또는 징계부과금 부과의 의결이 있어 청탁금지법 제23조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는 경우다.

▲그 밖에 과태료 불처벌 사유에 해당함이 명백한 경우(행위 시 기준 과태료 부과대상 위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14세 미만자 또는 심심상실자의 위반행위 등)도 포함된다.

이와 함께 법원은 필요 시 소속기관장에 대해 통보 보완요구를 할 수 있다.

주요 사항은 기본적으로 위반자의 인적 사항이다. 또 과태료 부과 대상 위반사실의 요지(일시, 장소, 방법 특정), 과태료 부과 대상으로 판단해 통보한 이유다.

다음 아래와 같은 관계 서류 및 증거물 전부도 보완요구 사항이다.

- 신고자, 위반자, 목격자 등 관련자 경위서
- 신고자, 위반자, 목격자 등 관련자 문답서 또는 면담 조사서
- 조사기관(감독기관, 감사원 또는 수사기관)의 관계 서류
- 사진ㆍ영상, 영수증 등 객관적인 증거자료
- 신고자, 위반자, 목격자 등 관련자에 대한 해명자료 요청 근거 및 회신서류 등
- 법 시행령 제3조, 제18조, 제29조에 따른 신고 서면 등 일체

청탁금지법 과태료 액수와 관련, 대법원은 법원에 청탁금지법위반으로 인한 과태료 부과 대상 통보 사건이 한건도 없는 상황에서, 모든 청탁금지법위반 사건 유형을 상상해 일률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청탁금지법상 과태료액 부과는, 최대 3000만원 또는 수수금지 금품 등의 5배액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사건에서 참작해야 할 사정이 매우 다양할 것이어서, 법관이 개별 사건에서 합당하게 정해야 할 고도의 재판사항에 해당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가능한 영역부터 순차적으로 과태료 부과액에 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부정청탁 영역은 부정청탁의 내용 및 횟수, 그 밖에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 및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의 정도 등이 매우 다양하므로, 일정 기간 법률 시행 경과를 봐 마련함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수수금지 금품 등 수수 영역은 수수금지 금품 등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과태료에 처하게 되는데, 오는 11월 초순경 가중적 고려요소를 추출해 제시함으로써 과태료 부과액에 대한 예측가능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대법원은 전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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