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MB정부 공정사회 철학 맞아 김영란 권익위원장 임명”

기사입력:2016-10-01 13:53:14
[로이슈 신종철 기자]
대한민국을 청렴사회로 만드는데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인 이른바 ‘김영란법’이 9월 28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김영란법의 초안을 주도한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자신이 발탁해 임명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며 그 배경을 소개했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우리나라 사법사상 최초의 여성 대법관 출신이다. 이 전 대통령은 9월 30일 ‘이명박 공식사이트’(이명박 대통령 기념재단) 칼럼 코너에 직접 쓴 <김영란법 시행에 부쳐>라는 글을 통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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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1년 처음 이 법을 입안한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김대중 정부 당시 임명된 대한민국 1호 여성 대법관이다. 나는 2010년 9월 대법관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김영란 대법관에게 청조근정훈장을 수여하며 퇴임 후 계획에 대해 물었다”며 “김영란 대법관은 ‘변호사 일을 하지 않을 것이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만 해도 대법관을 그만두면 대형 로펌에 가거나 변호사 사무실을 내는 것이 관행이었고 그로 인한 전관예우의 문제도 있었다”며 “나는 김영란 대법관의 생각이 우리 정부의 공정사회 철학과 일치한다고 느꼈고,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 역시 해외에서 공부하려던 계획을 접고, 국민권익위원장으로서 부패척결의 책임을 기꺼이 맡아 수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로 근무하던 2004년 8월 대법관에 전격 임명돼 대법관 6년 임기를 마치고 2010년 8월 24일 퇴임했다. 이후 40일 뒤인 10월 3일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그러다 2011년 1월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제3대 국민권익위원장에 임명됐다.

김영란 전 대법관은 30년 가까운 기간 동안 법관으로 활동해 왔으며, 2004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 됐던 여성 법조계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대법관 시절 소수의견을 많이 내는 것으로도 유명했으며, 이를 통해 약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2010년 12월 31일 청와대는 “국민이 겪는 각종 어려움을 먼저 생각하고, 청렴하고 신뢰받는 공직사회의 구현을 통해 보다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할 시점에 소수자 권익보호에 가치를 부여하고 판결을 통해 이를 실천해왔던 김영란 내정자를 권익위원장의 소임을 충실히 감당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김영란 전 대법관의 발탁 배경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김영란법 시행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발효됐다. 2011년 6월 국무회의에서 출발된 논의가 법 시행으로 이어지기까지 5년 넘는 시간이 흘렀다. 만나는 이들마다 법 적용대상과 사례에 대한 토론이다. 태도와 처신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만남에 앞서 숫자를 따져 한계를 그어야하는 다소 불편한 지경이 되었다. 한편에선 민족의 명절 추석도 살리지 못한 경기불황을 염려한다. 가뜩이나 소비심리가 위축된 요즘 자영업, 농수축산업이 겪을 피해 걱정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점에서 기억해야 할 것은 법의 취지와 정신이다. 청렴과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을 창출하기 위함임을 명확히 되새겨야 한다. 2011년 국무회의 때도 경직된 공직수행과 무사안일주의 확산과 같은 부작용이라든지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등 여러 의견과 우려가 있었다”며 “그러나 ‘사회 전체에 만연한 비리를 없애는 것은 선진화와 관련된 문제이고 이는 시급하다’하는데 인식을 함께 해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법은 반부패ㆍ청렴의식의 확산을 통해 우리 사회 전반의 신뢰를 구축하자는 취지로 발의됐다. 각계각층의 활발한 토론을 거쳐 어렵사리 열매를 맺었다. 변화에는 혼란과 고통이 따른다. 오랜 시간 관례화된 가치관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해석과 세부 적용 사례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예기치 못했던 문제 또한 발생할 것이다. 이 역시 우리 사회가 성숙해 가는 과정으로 겪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지난 해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60%가 ‘한국 사회가 부패했다’고 답했다 한다. 2015년 대한민국 국가 청렴도 지수는 168개국 중 37위로 일본과 대만, 싱가폴 보다 한참 뒤진다”며 “국제사회 평가도 평가지만 우리 스스로 대한민국을 부패한 나라로 인식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부정한 청탁이 관행이라는 이름하에 공공연히 자행되면서 부조리가 싹터온 것이 사실”이라며 “흔히 말하듯 돈 없고 힘 없는 이들은 이러한 불공정 청탁에서 배제돼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고 인정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김영란법 시행으로 우리는 또 한 번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게 됐다. 초기에는 이해와 공감대가 부족해 과잉반응이 나올 수 있으나, 안정되면 합리적인 일처리가 가능해지고 그간 느껴왔던 부담도 크게 줄 것”이라며 “경제규모와 국민소득을 키우는 노력 이상으로 우리 사회를 공정하고 깨끗한 사회로 만들자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 믿는다”고 전망했다.

이 전 대통령은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공감한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실행해야 한다. 당장의 현실을 부정적으로 탄식하기보다 건전한 소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찾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이해당사자들의 걱정은 이해되지만 나는 변화된 환경 속에서 새로운 방식의 수요가 창출되리라 믿는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5년 전 토론을 시작할 때나 법이 시행된 오늘이나 여전히 많은 이들이 법 시행이 가져올 부작용을 우려한다”며 “그러나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변화가 가져올 긍정적 기여에 희망을 갖고 있기에 우리 사회는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고 믿는다. 당분간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지혜롭게 보완해 가면서 부패를 청산하고 청렴 문화의 기틀을 확립하는 계기로 함께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