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게시물 최장 30일 접속차단(임시조치) 헌법소원

기사입력:2016-07-26 17:11:08
[로이슈 신종철 기자]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22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42조의 2에 따라 이명박 전 대통령 비판 글이 임시조치된 시사전문 블로거 ‘아이엠피터’를 대리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고 26일 밝혔다.

헌법소원의 핵심은 “일방의 권리침해 주장만으로도 게시물을 최장 30일간 차단하도록 하는 현행 임시조치 제도는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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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참여연대는 사단법인 오픈넷과 함께 7월 25일부터 임시조치 온라인 시민신고 센터를 운영하며 침해사례를 수집하는 캠페인을 시작한다.

이번 헌법소원 청구인 카카오가 제공하는 티스토리 블로그서비스를 통해 아이엠피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주로 정치, 현대사 등을 주제로 하는 게시물을 게재해 하루 평균 3만명 이상의 이용자들이 방문하는 시사전문 파워블로거다.

청구인 아이엠피터는 지난 2011년 1월 16일 “‘어이, 전화 연결해봐’ MB 전화정치 하루 수십통”이라는 제목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전화 정치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소망교회 측의 삭제요청에 따라 2016년 4월 27일부터 30일간 임시조치(접근차단) 당했다.

또한 2013년 3월 16일에 ‘진보의 하나님, 보수의 한국교회’라는 제목을 글을 게시했다가 관련 교회 대리 단체에 의해 명예훼손을 이유로 올해 4월 26일에 임시조치 당했다.

현행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 따르면 누군가가 특정 게시물에 대해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 주장을 하면서 당사자 여부에 대한 간단한 소명만 제시하고 삭제 요청을 하면 포털 등의 사업자는 지체 없이 삭제, 접근차단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임시조치 제도의 문제는 권리 침해가 확실한 정보뿐만 아니라, 권리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이해당사자간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 등 ‘권리침해여부가 불분명한’ 경우에도 사업자는 최장 30일간의 임시조치(접근차단)를 취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불법적 요소가 없는 정보도 누군가의 차단요청만 있으면 사업자는 합법이든 비합법이든 상관없이 차단해 왔다.

참여연대는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입법례”라며 “국내 주요 포털사인 다음, 네이버, SK컴스 3개사의 임시조치 건수는 2014년 한해만 45만 여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들 임시조치된 게시물에는 권력 비판은 물론이고 제품품평, 환경침해, 기업의 부당행위 고발 등 공익적 목적의 게시물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임시조치제도가 정보게시자의 표현의 자유와 인터넷이용자의 알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지적해 왔다.

또한 임시조치 이후의 절차규정이 미비할 뿐 아니라 정보 재게시 요구 절차도 정보 게시자에게 불리하게 돼 있다. 실제 이의제기 신청도 전체 임시조치 건수의 5% 정도에 그치고 있다. 권리 침해 주장이 있는 게시물의 거의 95% 정도가 삭제되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이번 헌법소원에서 밝힌 임시조치 제도가 위헌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고 밝혔다.

첫째, 최장 30일까지 차단하는 임시조치는, 임시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표현의 ‘시의성’을 박탈하여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가한다.

둘째, 임시조치된 게시물의 복원을 위해서는 정보 게재자가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감내해야 하여 재개요청을 포기하게 하는 등 실질적으로 표현의 자유의 위축을 가져온다. 임시조치된 게시물의 95%가 30일 이후 삭제되고 있다.

셋째, 합법적인 정보에 대한 유통의 차단이 빈번하여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약과 자유로운 정보유통을 저해한다.

넷째, 사생활 침해의 정보가 아닌데도 무조건적인 차단을 통해 정보게재와 유통을 동시에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에도 반한다.

이번 참여연대의 헌법소원에 앞서 지난 4월 22일에는 사단법인 오픈넷이 대리점주에 대한 이른바 ‘갑질’논란으로 지탄을 받았던 남양유업에 대한 비판글이 남양유업의 삭제요청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글을 관련기사와 함께 올렸다가 임시조치 당한 블로거를 대리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한편, 참여연대와 오픈넷은 권리침해 여부가 불분명하거나 합법적인 게시물에 대해서조차 일방의 주장만으로 간단하게 임시조치 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임시조치제도에 따라 접속차단 당한 사례를 신고할 수 있는 온라인신고센터 (http://opennet.or.kr/nomoreblocking)를 운영한다.

임시조치가 얼마나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확인하고 헌법소원 심리 중에 증거자료 등으로 제시하기 위해서이다. 무엇보다 게시물이 임시조치 당하더라도 절차와 방법상 다투기가 쉽지 않아 억울하지만 감내해온 시민들이 그 부당함을 알리고 직접 제도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임시조치 피해자들은 nomoreblocking@opennet.or.kr 로 신고하면 된다. 또한 ‘임시조치 벙커’ 사이트(http://censored.kr/)를 통해, 억울하게 임시조치된 자신의 게시글을 알릴 수 있고, 어떠한 내용의 게시글들이 누구의 요청으로 차단당하고 있는지 한 눈에 모아볼 수 있게도 했다.

참여연대는 “이번에야말로 공인이나 기업에 대한 비판,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유도하는 제품품평 및 불만사항, 정치적 의사표시 등 공적 사안에 관한 게시물들이 더 이상 임시조치로 인해 무차별적으로 차단되지 않도록 헌법재판소가 그 위헌성을 제대로 확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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