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등록 거부당한 이정렬 전 부장판사, 변협에 ‘회원자격’ 소송

“변협 회원자격 있는데, 거부는 위법ㆍ부당”…층간소음사건 언론보도 뒤집는 증거자료도 제출해 눈길 기사입력:2015-05-11 16:10:50
[로이슈=신종철 기자]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변호사등록신청을 거부당한 이정렬 전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대한변협 회원으로서의 자격이 있는데, 거부한 것은 위법ㆍ부당하다”며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하창우)를 상대로 변호사 회원지위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먼저 이정렬(47) 전 부장판사는 1991년 10월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4년 2월 사법연수원 23기를 수료하고 1997년 2월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로 임관한 후 2013년 6월 24일 창원지방법원 부장판사로 퇴임했다.

그런데 이정렬 전 부장판사는 작년 4월 뜻밖에 대한변협으로부터 변호사등록 신청을 거부당한 뒤 중소로펌인 법무법인 ‘동안’에서 사무장(사무직원)으로 활동하며 작년 6월에는 전국행정서비스전문사무직근로자노동조합에 노조원으로 가입해 화제가 됐다. 부장판사 출신이 변호사가 아닌 로펌 사무장으로 활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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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렬전부장판사의서울지방변호사회가발급한법무법인동안사무장신분증


11일 확인된 이정렬 전 부장판사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 등에 따르면 대한변협은 2014년 4월 16일 등록심사위원회를 열어 이정렬 전 부장판사의 변호사등록 신청을 거부했다. 등록심사위원회 참석 위원 9인 중 5인은 등록거부 의견을, 4인은 등록찬성 의견을 냈고, 결국 등록거부를 가결했다.

등록거부 요지를 보면 “이정렬 신청인이 판사로 재직 중인 2012년 1월 25일 법원내부통신망을 통해 주심으로서 담당한 사건에 대한 심판의 합의를 공개함으로써 법원조직법조에 따른 직무상 의무를 위반해 2012년 2월 21일 정직 6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는 변호사법 및 변호사등록규칙의 ‘공무원으로 재직 중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거나 직무에 관한 위법행위로 퇴직한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이정렬 신청인이 판사로서 재직 중의 직무상 범죄는 아니지만 거주자와 층간소음문제로 다툰 후 주차돼 있던 위층 거주자 소유의 차량을 손괴해 벌금 100만원의 형사처벌을 받았다는 점”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정렬 전 부장판사는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변호사협회가 변호사등록 신청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소장에 따르면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는 2005년 3월 학교법인 성균관대학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교수지위확인의 소를 제기했으나, 2005년 9월 패소 판결을 받았다. 이에 항소를 제기했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007년 1월 12일 항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당시 위 항소심 사건 서울고법 재판장은 현재 대전고등법원장인 박홍우 부장판사였고, 주심은 이정렬 판사였다.

항소 기각 판결을 받은 김명호 전 교수는 2007년 1월 15일 판결결과에 불만을 품고 석궁을 소지한 채 재판장이었던 박홍우 부장판사의 집 앞으로 찾아가 기다리다가 박홍우 부장판사와 몸싸움을 벌이다 석궁이 발사돼 상해를 가한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이 상해사건을 소재로 한 ‘부러진 화살’(감독 정지영)이라는 영화가 2012년 1월 18일 개봉됐다. 이 영화는 당시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던 사법부 불신풍조에 편승해 상당한 흥행을 거두었다. 그로 인해 이 영화의 소재가 됐던 사건 자체가 다시 재조명됐다.

이정렬 전 부장판사는 “이 형사사건의 변호인이 ‘영화는 100% 사실이다’라는 내용의 언급을 해, 영화의 소재가 된 사건이 완전히 사실이라는 인식이 일반에 퍼지게 됐고, 급기야는 박홍우 재판장이 김명호 전 교수에게 고의적으로 해를 가하기 위해 엉터리 판결을 했으며, 일부러 형사사건을 조작해 김명호 전 교수로 하여금 형사처벌을 받게 했을 뿐만 아니라, 사법부 또한 이에 편승해 김명호 측의 주장을 묵살하고 김명호에게 실형을 선고했다는 등, 사법부가 극도의 불신을 받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며 관련 언론보도를 제출했다.

이 전 부장판사는 그러면서 “비록 본인은 위 형사사건에는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민사사건(교수지위확인)의 주심으로서 재판에 관한 진실을 알고 있어, 본인이 희생되더라도 박홍우 및 사법부가 사실무근의 일로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법원내부통신망을 통해 박홍우가 김명호에게 불리하도록 편파적인 재판을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김명호에게 호의적이었다는 내용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로 인해 정직 6월의 중징계를 받게 됐는데, 징계의 양정이 과중하다는 세간의 인식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던 이유로 징계처분에 아무런 불복을 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와 같은 본인의 희생으로 박홍우 재판장과 사법부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은 점점 잦아들었고, 결국에는 영화의 제작과 연출을 맡았던 정지영 감독조차 ‘영화는 허구적인 것도 포함돼 있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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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렬전부장판사
이정렬 전 부장판사는 “저의 행위가 일견 비밀누설행위로 보일 수도 있음을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에 비춰 볼 때 그로 인해 제가 얻은 사적인 이익은 전혀 없는 반면에, 박홍우의 명예라는 타인의 법익 또는 사법부의 신뢰라는 공익이 보호됨으로써, 저의 행위는 사리사욕 없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긴급피난행위에 해당하거나, 그 행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불법행위가 아니거나 위법성이 조각되는 적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법 및 변호사등록규칙은 등록거부 사유로서 ‘변호사의 직무를 수행함이 현저히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를 예시하고 있는데, 제가 받았던 징계처분의 근거가 된 행위는 변호사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과 전혀 무관하거나 가사 만보를 양보해 관계가 있다 해도 그 사유가 현저히 부적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전 부장판사는 “본인은 사익의 추구를 위해 문제된 합의과정을 공개한 것도 아니고, 더욱이 법원과 당시 박홍우 재판장에 대해 쏟아지는 부당하고 근거 없는 비난에 대한 정당한 반론이라고 하는 필요최소한도 내에서 당시 합의과정 중 일부만을 법원 내부통신망에서 밝혔을 뿐”이라며 “이를 두고 피고는 장차 변호사로 활동하는 경우 변호사법 및 형법이 규정하는 비밀준수의무를 위배할 소지가 있다는 점을 등록거부사유로 제시한 것은 비밀준수의무의 근본적 취지에 배치되는 극히 형식적 논리요, 본말이 전도된 자의적 법해석ㆍ적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본인이 받았던 징계처분의 근거가 된 행위는 위법하지 않은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변협은 그런 사정은 도외시한 채 단지 징계처분을 받았다는 사실만을 가지고, 그리고 징계처분의 근거가 된 행위와 변호사로의 직무수행 간에 아무런 인과관계를 찾아볼 수 없음에도 변협이 본인의 변호사등록을 거부한 행위는 위법ㆍ부당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변호사등록 거부 사유로 삼은 벌금 100만원에 대해서도 이정렬 전 부장판사는 “변호사법은 ‘공무원 재직 중의 직무에 관한 위법행위로 인하여 형사소추 또는 징계처분(파면 및 해임은 제외한다)을 받거나 퇴직한 자’로 규정하고 있어, 직무와 형사소추 사이의 인과관계를 요구하고 있다”며 “그런데, 본인이 받은 형사처벌은 직무상 범죄가 전혀 아닌 것이어서 변호사등록 신청을 거부한 것은 그 자체로서 위법ㆍ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데 이 전 부장판사는 이번에 층간소음 사건과 관련해 언론보도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완전히 뒤집는 내용이 담긴 중요한 근거자료를 소장을 통해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부장판사는 층간소음사건과 관련해 언론의 일방적인 보도로 큰 홍역을 치른바 있다. 이 부분은 상대방이 있는 예민한 사안이고 법원의 판단을 받아 볼 사안이어서 보도에 신중을 기한다.

아울러 절차상 위법성도 지적했다.

이정렬 전 부장판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를 통해 변호사등록 신청을 했는데, 서울변호사회로부터 추가로 자료를 제출할 것이 있으면 제출하라는 연락을 받고, 2014년 2월 17일 진술서를 비롯한 자료를 제출했다”며 “그 후, 서울변호사회는 2014년 3월 중순 신청에 대해 등록부적격자라는 의견서를 첨부해 본인이 제출한 신청기록을 변협에 송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신청기록에 본인이 제출한 위 자료를 누락했다가, 변협 심사기일 10일 전인 4월 7일에서야 변협에 송부했고, 변협은 그 다음 날 이를 심사위원에게 송달했으며, 이에 심사위원들은 위 자료를 뒤늦게 수령하게 돼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않은 채 심사기일에 임했으며, 심사기일에 참여한 심사위원 또한 심사기일 개시까지 위 자료를 살펴보지 못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부장판사는 “위와 같은 대한변호사협회 또는 그 산하 서울지방변호사회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해 본인 제출의 자료가 심사위원들에게 적시에 도달되지 않음으로써 본인은 적정한 심사를 받을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며 “따라서 변협의 이 사건 신청에 대한 거부는 절차적으로도 위법ㆍ부당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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