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사법시험은 허울…로스쿨이 희망의 사다리”

사법시험 존치 주장하는 하창우 변협회장과 김한규 서울변호사회장 정면 비판 기사입력:2015-05-09 10:46:59
[로이슈=신종철 기자] 전통의 법조인 선발방식이었던 사법시험이 2017년 시험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런데 올해 초 당선된 대한변호사협회 하창우 변협회장과 서울지방변호사회 김한규 회장은 사법시험의 존치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이에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으로 구성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사장 신영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와 갈등을 빚고 있다.

그런데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8일 “사법시험은 희망의 가면을 쓴 허울뿐인 계층사다리”라고 하창우 변협회장과 김한규 서울변호사회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로스쿨이야말로 사회적ㆍ경제적 약자를 위한 희망의 사다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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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초동변호사회관

로스쿨협의회(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통해 로스쿨이 출범한지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며 로스쿨 제도를 흠집 내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사법시험 존치의 주된 논리 중 하나는 로스쿨의 등록금이 비싸 경제적ㆍ사회적 취약계층과 서민들이 진입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로스쿨 흠집내기용 주장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신영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외 24개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일동은 매우 유감스러움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로스쿨협의회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은 외국 로스쿨의 장점만을 접목시켜 출범했으나 제도의 출범 이후 일부 단체 및 의원들은 예비시험 제도 도입, 사법시험 존치 법안, 변호사시험법 개정 법안을 끊임없이 발의해 왔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어 “예비시험 제도 도입 및 사법시험 존치의 중요 논거로 주장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경제적 약자를 위한 희망의 사다리’이다. 사법시험을 통해서는 서민도 법조계로 진출할 수 있지만, 로스쿨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경제적 약자들은 실질적으로 법조인이 되기 어렵다는 주장”이라며 “그런데 과연 사법시험 제도 하에서 서민들이 법조계로 진출할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했다.

로스쿨협의회는 “1963년 제1회 사법시험을 시작으로 2012년 사법시험까지 총 67만 8814명이 (시험에) 출원했으며, 그 중 3.06% 인원인 1만 9946명이 합격했다. 합격하지 못한 다수인 65만 8868명은 (고시촌인) 관악구 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사법고시 낭인으로 전락했다”며 “물론 이들이 관악구 지역 상권 안정에 기여한 측면이 있겠지만, 그동안 투자한 열정과 노력에 비해 법조인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뿐만 아니라 사법시험의 경우 응시횟수 제한이 없다보니 3% 합격하는 시험에 ‘대박’을 꿈꾸는 다수의 젊은이들이 심할 경우 10년 넘게 시험공부에만 매몰되며, 이로 인한 국가적 고급 인력 낭비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반면 로스쿨은 사법시험과 다르게 서민을 위한 진정한 ‘희망의 사다리’가 돼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스쿨에서는 경제적 약자들의 법조계 진입 및 안정적인 학업 수행을 위해 제도적인 장치들을 마련해 놓았고, 이를 통해서 학생들은 법조계로의 진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 25개 로스쿨에서는 특별전형제도를 통해 매년 입학정원의 5% 이상의 인원을 경제적, 신체적, 사회적 취약계층에 할당하고 있다. 매년 평균 6.15%(126명)의 인원이 특별전형제도를 통해 로스쿨에 입학하고 있으며, 특별전형제도를 통해 입학한 학생들 중 재학생 394명(2012~2014년) 대부분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총 59억) 학업에 임하고 있다고 한다.

로스쿨협의회는 “지난 4일 언론보도를 보면 대한변호사협회 하창우 회장은 2월 로스쿨의 학비가 최대 2천만원이라고 주장했고, 사시존치국민연대 이석근 공동대표는 돈이 없으면 서민들은 로스쿨에 진학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사실과 다르게 로스쿨별로 장학금 재원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특히 각 전문대학원별로 비교했을 때에도, 로스쿨이 가장 많은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등록금액 또한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며 “국공립대 연 실등록금은 551만원~914만원, 사립대 연 실등록금 401만원~1474만원으로, 일부 로스쿨의 등록금은 학부 등록금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협의회는 “특히 2015학년도부터 ‘지방대학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지방의 로스쿨은 해당 지역 대학교 출신을 선발해야 해서, 사법시험 시절보다 법조인으로의 진입장벽이 훨씬 더 낮아졌음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법조인의 될 수 있는 기회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로스쿨협의회는 “로스쿨 입학생과 사법시험 합격자의 매년 평균 출신대학 수를 비교해 보면, 로스쿨이 사법시험의 약 2.2배로 진입 장벽이 훨씬 낮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로스쿨의 경우 2009년부터 2012년까지 104개의 국내대학, 70여개의 국외대학 출신자가 입학했지만, 사법시험의 경우 76개의 국내대학에서 합격해, 평균 95개 대학에서 입학한 로스쿨보다 훨씬 더 적은 학교에서 합격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로스쿨이 설치되지 않은 법과대학의 학생들이 2012학년도에는 전체 입학자 중 8.78%에서 2015학년도에는 14.95%로 증가했으며, 이는 로스쿨로의 문호가 더 넓게 확대되고 증가됐음을 의미한다”며 “즉, 로스쿨은 단연 로스쿨의 문제뿐만 아니라 로스쿨이 설치되지 않은 학교의 법과대학과의 상생 그리고 대한민국의 법학 발전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음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스쿨협의회는 “그렇다면 과연 서민과 경제적ㆍ사회적ㆍ신체적 취약계층을 위해 국회, 정부, 법조계에서는 무엇을 도와주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협의회는 “과거 사법시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민 세금에서 매년 최소 900억원 이상을 사용했으며, 지금도 사법연수원을 운영하기 위해서 매년 약 500억원 이상의 정부 예산이 배정돼 있다”며 “이 비용에는 시설운영비와 교원ㆍ직원 보수뿐 아니라 사법연수원생들의 월급도 포함돼 있다. 사법연수원 수료생 중 대다수가 공직에 임용되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지만, 법조인 양성의 공적 측면을 고려해 연수기간 동안 보수를 지급해 온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법연수원의 경우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9년도를 기점으로 사법연수원은 폐지되고 그 동안 사법연수원이 수행해왔던 법조인 양성 기능을 일원화된 로스쿨이 수행하게 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정부의 지원은 전무한 상태”라며 “특별전형제도를 통해 입학한 학생들의 장학금과 등록금은 물론이고, 생활비까지 모두 로스쿨 부담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로스쿨협의회는 “기존 사법시험제도 유지 관련 예산(사법연수원 예산) 일부를 로스쿨 관련 예산으로 배정해 특히 저소득층에 초점을 맞춘 장학지원을 확대한다면 로스쿨 등록금 반값 실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지금 와서 과거제도로 회귀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져버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므로 막연히 고비용의 등록금을 운운하며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기보다 정부 또는 국회는 사법연수원 예산을 로스쿨 지원 예산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로스쿨 전체 등록금액 960억 중 절반(약 480억)만이라도 정부가 지원한다면 반값 등록금 실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스쿨협의회는 “사법시험 폐지를 앞두고 선발인원이 줄어들어 해마다 사법연수원 유지비용 또한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로스쿨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사법연수원의 유지ㆍ절감 비용만큼의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며 “따라서 정부, 국회, 언론단체가 서민을 생각한다면 막연히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기 보다는, 로스쿨에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이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