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전경.(사진=전용모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A씨는 직원을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후, ‘칠성파’ 조직원임을 내세워 피해자와 친분을 쌓은 다음 사업자금 명목으로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하는 역할을, B씨는 피해자를 위협해 돈을 빌려주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면서 금원을 갈취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 뒤 A씨는 피해자 C씨를 ‘회장님’ 또는 ‘형님’이라고 부르는 등 처음에는 마치 피해자를 존대하는 것 같은 태도를 취하며 피해자와 술자리 등을 함께하면서 수개월 사이에 점차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나갔다.
반면 B씨는 2014년 가을경까지 피해자 일행의 회식장소에 나타나 불안하게 하고 여성 등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던 피해자 앞에서 술과 안주를 마음대로 먹으며 “개XX, 여기서 계집들하고 뭐 하노”라고 욕설을 하고, 술잔을 깨면서 피해자에게 겁을 주기도 했다.
피고인 A씨는 피해자와 친분을 쌓게 되자 2014년 10월경 피해자 사무실에 찾아가 “형님, 돈 좀 빌려 주이소, 지금 제가 준비하는 사업이 있는데 대박 나는 사업입니다. 사업 자금을 빌려주면 이자 쳐서 원금을 갚겠습니다.”라고 요구했다.
B씨도 그 무렵 수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피해자의 사무실로 찾아가거나 피해자에게 전화해 “A에게 돈 좀 빌려주십시오. A는 해운대에서 인지도도 높고 돈 안 떼먹습니다.”라고 말하며 피고인에게 돈을 줄 것을 요구하고, 피해자가 이를 거절하자 “나는 건달이다, 나는 생각할 줄 모른다. 나는 주먹이나 흉기가 먼저 나간다. A도 나를 못 건드린다. 그러니 좋게 말할 때 A에게 돈을 빌려 주라”며 “돈을 안 빌려 주면 잘못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송하며 위협했다.
피해자는 수개월간 이들의 요구를 거절하고 피해 다니다 2015년 1월 21일 새벽 B씨의 최후통첩 전화를 받고 두려움을 느껴 유흥주점으로 나가게 됐다.
B씨는 “A에게 돈 빌려 주소. 돈 안주면 내 손가락도 자르고 형님 손가락도 같이 잘라버린다. 오전 11시까지 현금으로만 8000만원 준비하소. 안 지키면 평생 절름발이 불구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며 협박해 결국 카페에서 만나 8000만원이 들어있는 쇼핑백을 건네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B와 공동으로 피해자를 공갈해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로부터 재물을 교부받았다.
결국 A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법 형사11단독 신형철 부장판사는 지난 7월 24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공갈), 공갈 혐의로 기소(2019고단388)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신형철 판사는 “피고인에게 다수의 폭력 전과가 있고 폭력조직의 일원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피해자로부터 합계 1억 1천만 원이라는 큰 금액을 갈취했으며 그로 인해 피해자가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큰 피해를 입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인의 처가 변론 종결 후 피해자에게 피해 금액 전액을 반환하고 원만히 합의한 점을 참작하더라도 피고인에게 무거운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