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자의‘아모르파티', 블랙핑크의‘뚜두뚜두', 모모랜드의‘뿜뿜'... 한번 들으면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 통에 시험기간에는 반드시 피해야 할 금지곡들이다. 금지곡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단 보면 그 몰입감 때문에 정지 버튼을 도저히 누를 수 없는 시험기간‘금지 드라마’도 있다. 몇시간은‘순삭'되고 어느새 시험 시간이 돼 있을 수 있다.
최근 대학들이1학기 기말고사 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왓챠플레이(대표 박태훈)가17일 시험기간에 절대 손대면 안 될 드라마5편을 선정했다. ‘왕좌의 게임'을 비롯해 이번에 선정된 드라마5편은 월정액VOD 스트리밍 서비스인 왓챠플레이 드라마 중1회를 본 이용자가 다음 에피소드를 볼 확률이 높은 인기 드라마다. 시험 공부에 지쳐 잠깐 머리라도 식힐 생각으로 손을 댔다가는 한 회, 한 회 지나가는 에피소드와 함께 시험기간도 지나가버릴 수 있다.
미국 케이블상송 사상 최고 시청자 수, 드라마 사상 역대 최다 불법다운로드, 역대 드라마 최다 에미상 수상 등 각종 기록을 세우며 최근 종영한 최고 인기 드라마다. 2011년 시즌1 방영을 시작으로 올해5월 마지막 시즌8이 종영하면서73개 에피소드로8년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왓챠플레이에서는 이달부터‘왕좌의 게임' 전 시즌을 서비스 중이다.
가상의 대륙인 웨스테로스를 배경으로7개 왕국의 최고 통치자 자리인‘철왕좌'를 두고 벌어지는 여러 가문의 권력투쟁을 매우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드라마의 한계를 뛰어넘은 대규모 전투신 등 화려한 볼거리와 미국 천재 작가 조지R. R. 마틴이 쓴‘얼금과 불의 노래'를 원작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의 몰입감이 대단하다. 한번 보기 시작하면73시간 정도는 날릴 각오를 해야 한다.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젊음을 잃어버리게 된25살 여자와 자신에게 주어진 찬란한 젊음을 스스로 내던져버리고 하루빨리 늙어 세상을 떠나버리고 싶어하는26살 남자의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인생과 시간에 대한 깊은 통찰과, 이 드라마로 백상예술대상 대상을 수상한 대배우 김혜자의 호소력 짙은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자신 역시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시험을 맞이해야 할 수 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라는 김혜자의 엔딩 내레이션처럼, 시험은 망쳤어도 드라마를 보며 인생의 진정 소중한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12개 에피소드, 약13시간 분량이다.
한국이 낳은 거장, 박찬욱 감독의 첫 미니시리즈 드라마다. 스파이 소설의 거장 존 르 카레의 동명의 걸작을 기반으로 한 이 작품은1979년 이스라엘 정보국의 비밀 작전에 연루되어 스파이가 된 여배우‘찰리'가 겪게 되는 숨막히는 첩보 스릴러물이다. 영국<BBC>에서 최초 방영됐던 버전과 달리 왓챠플레이에서는 영국 공영방송의 까다로운 심의와 규제에서 벗어나 박찬욱 감독의 의도를 온전히 살린‘감독판'으로 볼 수 있다.
초반에 다소 지루함을 느끼면서1, 2회 정도에서 시청을 중단했으면 참 다행이다. 그 다음부터는 숨 돌릴 틈 없는 스토리 전개와 박찬욱 감독의 빈틈 없는 연출, 그리고 눈길을 사로잡는 박찬욱 감독 특유의 미쟝셴에 사로잡힐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박찬욱 감독이 이 드라마를6시간 짜리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최고 인기 시트콤인‘빅뱅이론’은 칼텍(캘리포니아공과대학)에서 근무하는 네 명의‘과학 덕후’와 그들의 집 근처에 이사 온 금발 미녀 페니가 겪게 되는 웃음 넘치는 에피소드들로 가득 차 있다. 2007년 시즌1을 시작으로 지난달 종영한 시즌12까지12년에 걸쳐 방송됐다. 특히 시즌1은 제작된 지12년이 지난 지금까지 왓챠플레이 최고 인기 드라마 중 하나다.
‘시험 공부 하느라 우울해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본격 공부에 앞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머리를 식히기 위해', 심지어‘과학 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 등 시험기간에‘빅뱅이론' 시청을 정당화하는 수많은 이유들의 유혹을 떨치기는 쉽지 않다. 안타까운 것은 매 시즌 에피소드가20개 이상(시즌1은17개)이고, 전체 에피소드는279개라는 점이다.
2016년 일본을 강타했던 최고의 인기‘일드(일본 드라마)'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번번이 구직 실패의 아픔을 겪으며‘구직포비아'가 된25살 문과 여성이 취업을 위해35살 모태솔로 공대남과 계약 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톱스타 아라가키 유이의 대표작이자, 한국에도 잘 알려진 싱어송라이터 호시노 겐이 배우로서 확실한 입지를 마련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첫회가 방송된 이후 단 한번의 시청률 하락 없이 매회 시청률이 상승하기만 하는 진기록을 세우며, 일본<TBS> 화요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시청률20%를 돌파하며 종영했다. 일단 한번 손대면 벗어하기 어렵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셈이다. 11개 에피소드로 총 방송 분량은 약9시간이다.
편도욱 로이슈(lawissue) 기자 toy1000@lawissu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