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영업사원에게 대리수술 시킨 정형외과 의사 항소심도 실형

기사입력:2019-04-18 12:18:50
center
부산지법 전경.(사진=전용모 기자)
[로이슈 전용모 기자]
비 의료인에게 수술을 시키고 수술 및 그 후 조치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간호기록지를 거짓 작성하기까지 한 정형외과 전문의와 수술을 한 영업사원이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형량(징역 1년,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다.

의료기기 판매업체 영업사원인 B씨(36)는 2018년 5월 10일 오후 5시41분경 병원 5층 수술실에서 정형외과 전문의인 A씨(46)를 대신해 피해자(44)에 대한 견봉성형술을 직접 무면허의료행위를 했다.

견봉성형술은 전신마취 약물을 투여해 신체 부위 일부를 절개한 후 그곳에 내시경을 삽입해 견봉 부위를 평평하게 다듬는 수술이다.

수술 후 부작용이 발생한 때에는 신속히 응급조치를 시행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전문의 A씨는 영원사업 B씨로 하여금 피해자를 수술하도록 한 후 같은 날 오후 6시46분경 수술이 끝난 피해자를 506호실로 옮기면서 간호사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해”라고만 말했을 뿐 전신마취 수술로 회복 중인 피해자에 대하여 필요한 보호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퇴근했다.

이후 피해자를 흔들어 보아도 깨어나지 않고 맥이 잡히지 않는다는 피해자의 아내의 응급벨을 듣고서도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는 등 시간을 지체한 과실로 피해자를 심정지로 인한 뇌손상에 이르게 했다.

결국 A씨와 간호사는 공동으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2018년 9월 13일경 영도병원에서 패혈성쇼크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간호사 등과 공모해 피해자의 혈압을 포함한 모든 활력징후를 확인한 것처럼 진료기록부 등을 거짓으로 작성했다.

결국 A씨는 의료법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B씨는 의료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2018고단4150)인 부산지법 형사1부 정영훈 부장판사는 지난 1월 16일 A씨에게 징역 1년, B씨에게는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정영훈 판사는 A씨에 대해 “의사인 피고인이 의료인이 아닌 사람으로 하여금 수술을 대신하게 한 행위는 그 죄책이 매우 무거운 점,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수술을 직접 시행하지 않은 것 뿐 아니라 수술 후의 활력징후 관찰 등의 조치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아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점, 수술 및 그 후 조치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간호기록지를 거짓 작성하기까지 한 점, 유족의 처벌불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B씨에 대해서는 “반성하는 점, 피고인은 2013년 9월 6일 부산지방법원에서 ‘2011. 2. 16.경부터 2012. 8.9.까지 사이에 128회에 걸쳐 환자들에게 견봉성형술 등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업으로 했다’는 범죄사실로 보건범죄단속에관한 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료업자)죄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점, 위와 같은 의료법의 취지에 비추어 의료인이 아닌 피고인이 의사를 대신하여 환자를 수술한 행위는 그 죄책이 매우 무거운 점 등을 참작했다”고 했다.

피고인들과 검사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쌍방 항소했다.

항소심(2019노268)인 부산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홍준 부장판사)는 4월 16일 “1심의 선고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제1심과 비교해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재판부는 “검사와 피고인들이 당심에서 양형요소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변론과정에 현출되어 충분히 고려됐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에 별다른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