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법관출신 전직 변호사, 변호사법위반 실형

기사입력:2019-04-05 10: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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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전경.(사진=전용모 기자)
[로이슈 전용모 기자]
법관출신으로 소위 ‘벤츠 여검사’ 사건에 연루돼 변호사등록이 취소됐음에도 법무법인 대표변호사나 전기·통신분야 서비스업체의 고문변호사의 명함을 사용하며 변호사 행세를 하면서 법률사무를 취급하고 대가를 수수한 전직 변호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피고인 A씨(57)는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9년부터 판사로 재직하다가 2002년 사직해 창원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로 등록했고, 2007년에는 ‘법무법인’을 설립해 대표변호사로 취임(2010년경 법무법인 명칭 변경)한 후 부산 및 경남 지역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A씨는 2012년 11월 29일 부산고등법원에서 변호사법위반죄(이른바 ‘벤츠여검사’ 사건) 등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15년 1월 29일 그 판결이 확정됐고, 이에 따라 2015년 2월 4일경 변호사 등록이 취소돼 변호사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A씨는 2016년 12월경 친구인 K씨가 부산지방법원에 의료법위반죄로 불구속 기소되자, ‘법무법인**’에서 소속 변호사로 근무했던 정CC 변호사에게 그 무렵 특별한 수임료 약정 없이 위 형사사건을 수임하게 하고, 피고인이 직접 변론요지서 및 상고이유서 등의 주요 소송서류를 작성해 정CC 변호사에게 보낸 뒤 이를 제출하게 하고 김BB에게 법률자문을 해 주는 등의 방법으로 법률사무를 취급했다.

이후 2018년 5월11일경 위 사건이 상고기각(2018. 2. 22. 항소심 벌금 500만 원, 추징 800만 원 선고)되자 그 무렵 김BB로부터 ‘법률상담 및 소송서류 작성 등을 도와준 것에 대해 사례 하겠다’는 취지로 연락을 받고 피고인의 계좌번호를 알려주어 2018년 5월 28일경 김BB로부터 피고인 명의 부산은행 계좌로 1000만 원을 송금 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변호사가 아니면서 법률사무를 취급하고 대가를 수수했다.

A씨는 호텔매수를 추진하던 회사관련자 B씨로부터 ‘법인 양도․양수에 따른 용역(중개)을 수행해 달라’는 제안을 받고 이를 승낙하고 2018년 3월 30일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명함을 P씨의 휴대전화로 전송하고 명함실물을 제공했다. 2018년 10월경 센텁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회사 개발본부장 K씨에게 대표변호사 명함을 제공하고 상가 인수문제를 상담했다.

또 전기·통신분야 서비스업체 대표를 만나 ‘내가 기업 관계자들을 많이 알고 인맥이 넓으니 영업을 해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고문변호사 및 사회이사로 기재된 명함을 제작해 달라고 요구해 제공받아 베트남공장설립관련 전기통신공사를 하도급 줄 것을 요청하는 등 변호사저격이 있는 것처럼 표시 또는 기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변호사가 아니면서 사전에 금품 등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법률사무를 취급하거나 알선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어 법률사무를 취급하기 전 금품을 수수하는 것을 대상으로 하고 있을 뿐 이 사건과 같이 법률사무를 취급한 후 금품을 수수한 경우를 금지하는 규정이 아니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행위는 죄가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김BB는 피고인과 오랜 친구 사이로 피고인이 어려운 형편에 있어 법률사무와 무관하게 경제적 도움을 준 것이므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비변호사의 변호사 자격 표시의 점은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변호사의 자격을 표시한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고, 법률사무와 관련해 그와 같은 행위를 한 경우로 제한돼야 하는데, 피고인의 이 부분 행위는 법률사무와 무관한 것으로 역시 죄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부산지법 형사11단독 신형철 부장판사는 4월 3일 변호사법위반 혐의로 기소(2019고단438) 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1000만원의 추징을 명했다.

신형철 판사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금품 등의 수수가 법률사무 취급 전인지 후인지를 제한하는 내용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며 배척했다.

이어 “친구 K씨 소송을 1심부터 3심까지 모두 변호한 정CC 변호사는 100만 원을 K씨로부터 받았는데, 이는 통상의 변호사 수임료에 비하여 지나치게 작은 금액인데 반하여 피고인은 그10배에 해당하는 1000만 원을 받은 사실, 피고인이 이전 사건으로 형편이 어려워 K로부터 돈을 받은 것이라고 하나, 피고인 스스로 수사기관에서 현재도 다액의 현금을 보관하고 있는 등 경제적으로 크게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고 자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K는 위 1000만 원을 대출받아 피고인에게 지급한 점 등의 사정을 인정할 수 있고, 위와 같은 사실관계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1000만 원과 피고인의 행위는 대가성 있는 것으로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신형철 판사는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변호사에 대한 등록취소제도의 효력을 무력화하는 것이고, 법조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며, 피고인이 이 사건 기간 동안 보인 행태에 비추어 재범의 위험성 또한 큰 것으로 보여 무거운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과정에서 취한 이득으로 드러난 것은 오랜 친구로부터 받은 1000만 원뿐이고 달리 이득을 취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직전변호사법 위반죄의 범죄사실과 이 사건 범죄사실의 내용이 서로 다른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요소를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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