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밀양 세종병원 화재참사 이사장 징역 8년

기사입력:2019-02-07 23:49:33
center
밀양세종병원 화재.(사진=SBS방송화면 캡처).
[로이슈 전용모 기자]
지난해 1월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47명이 사망하고 112명의 상해를 입게 한 혐의로 효성의료재단 이사장 징역 8년 등 관계자 8명에게 실형과 집행유예, 벌금형이 각 선고됐다. 의료법인에도 벌금형이 선고됐다.

2018년 1월 26일 오전 7시32분경 밀양시 세종병원 1층 응급실 내 탕비실 천장 내부의 전기배선 중 콘센트용 전기배선에서 절연파괴가 발생하면서 전기단락으로 화재가 발생, 화염 및 유독가스가 급격하게 건물 5층 전체로 확산돼 10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창원지법 밀양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심현욱 부장판사)는 2019년 2월 1일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 위계공무집행방해, 의료법위반, 건축법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사기 혐의로 기소(2018고합6, 10, 38 병합)된 효성의료재단 이사장 A에게 징역 8년 및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총무과장 B에게는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을(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 행정이사 C에게는 금고 3년에 집행유예 4년을(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 의료법위반죄는 무죄), 의사 D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 의료법위반)선고했다.

이어 밀양시 공무원인 E, F에게는 각 벌금 1500만원을(허위공문서작성,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식자재납품업자 G에게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시공사대표 H에게는 벌금 500만원(업무상횡령)을 각 선고했다. 의료법인 효성의료재단에도 벌금 1500만원(의료법위반, 건축법위반, 약사법위반)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각자의 지위에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면, 그리고 세종병원 등의 안전관리시설 점검, 지도 및 감독 업무를 담당했던 피고인 E, F가 본인의 역할을 다했더라면 이 사건 화재의 발생 및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피고인들은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료법상 세종병원은 95개 병상을 구비하고 83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어 당직의료인으로 의사 1명, 간호사 2명을 두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허가 대진의사를 당직의사로 활용하고 간호사 대신 간호조무사로 대체하고 있었다.

세종병원은 1992년경 건축된 이래 수차례에 걸쳐 불법 증축이 이루어진 노후 건물로서 화재에 대비한 내화구조 시설이나 방화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아 화재 위험에 매우 취약한 상태에 있었고, 입원환자들 대부분이 치매나 중증질환으로 인해 스스로 거동이 어려운 고령 환자들이어서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 대규모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은 누구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결국 각종 불법 구조변경과 불법 시설물로 인해 화염과 유독가스가 내부로 급속히 확산, 소방시설 및 비상발전시설의 부족, 소방교육 및 훈련 미흡, 당직인력의 부족, 신체보호대 사용 등으로 인해 일부 의료진들과 환자들이 신속히 대피하지 못함에 따라 결국 세종병원에 입원한 환자와 그들을 돌보던 의료진 등 47명이 사망하고, 112명이 상해를 입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

다만 이 사건 발생 이후에 피고인 A가 사망 피해자 유족들과 상해 피해자들 대부분과 합의했고, 일부 합의가 되지 않은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밀양시가 보상금을 지급해 피해회복이 이뤄졌다.

이들에 대한 각 혐의는 다음과 같다.

특히 피고인 A은 의사 등이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음에도 전임 이사장으로부터 효성의료재단을 인수해 마치 형식상 비영리 의료법인을 설립한 것처럼 가장해 세종병원, 세종요양병원을 개설, 약 10년 동안 주도적으로 운영(일명 ‘사무장병원’)하고 의료인인 T의 명의를 빌려 세종의원을 개설해 운영했다. 이를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약 407억 원에 달하는 요양급여비용 등을 편취했다.

A는 효성의료재단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재단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해 손해를 가했는데 횡령 액수 역시 10억 원에 이른다.

피고인 B은 이 사건 화재 당시 세종병원의 총무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재단의 사무처리 및 건물 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특히 세종병원의 소방안전관리자로 지정돼 있었음에도 건물 및 시설 관리와 소방시설의 유지‧관리 등 소방안전조치를 다하지 않았다.

피고인 C은 이 사건 화재 당시 세종병원의 행정이사로 근무하면서 직원들로부터 여러 차례 보고를 받아 소방시설 및 비상발전기 용량의 부족, 불법건축물, 당직인력의 부족 등으로 인해 세종병원이 화재 발생 및 피해 확산 방지에 있어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피고인 D은 세종병원의 의사(병원장)로서 환자의 진료, 관찰, 보호 등 환자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화재 등 응급상황 발생 시 입원환자들에게 부착된 신체보호대로 인해 구조가 지연돼 인명 피해가 확대되지 않도록 지휘‧감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

또 무허가 당직의사들로 하여금 본인 D명의로 수회에 걸쳐 처방전을 발급하게 했다.

피고인 E, F은 밀양시 공무원으로서 원칙에 따라 적법하게 업무를 수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세종병원 등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함에 있어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세종병원 측의 설명만 믿고 마치 현장을 직접 확인한 것처럼 허위의 공문서를 작성‧행사했다.

피고인 G(식자재납품업자)는 피해자 효성의료재단의 대표자인 A와 공모해 납품대금을 부풀려 지급받았다가 되돌려 주는 방법으로 피해자 효성의료재단의 자금 약 9억7000만 원 상당을 횡령했다.

피고인 H(장례식장 증축공사 시공사대표)역시 A와 공모해 공사대금을 부풀려 지급받았다가 되돌려 주는 방법으로 피해자 효성의료재단의 자금 약 5400만 원 상당을 횡령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

오피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