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국 고미술시장의 역할과 전망

- 아트투게더 주송현 아트디렉터 기사입력:2019-01-15 16: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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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송현 아트디렉터. 사진=아트투게더
[로이슈 심준보 기자]


고미술품은 희소가치가 있거나 유서 깊은 오래된 기물(器物) 또는 서화(書畵) 등의 미술품을 의미한다. 이에 각 시대를 대표하는 고미술의 장르를 구분하면, 삼국시대는 고분미술의 금속공예와 벽화, 통일신라시대는 불상과 탑, 고려시대는 청자와 불화이다. 조선시대에는 회화와 도자기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긴 세월을 의연하게 품은 고미술품의 제작자와 제작연도를 정확히 밝혀내기는 어렵지만, 시대를 뛰어넘는 미적 가치와 의미를 지녔기에 고미술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거래되고 있는 미술시장의 흐름을 읽어내는 것은 현대인의 몫이다. 여전히 고미술품과 관련해 위작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본고를 통해 고미술시장의 역할과 전망을 재고하는 것은 최근 들어 전시와 경매에서 활기를 띠고 있는 고미술품에 관해 유의미한 자료가 될 것이다.

최근 들어 우리 조상들의 멋과 얼이 담긴 고서화나 도자기 등 고미술품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고미술품 중 최고가에 거래된 작품들을 살펴보면, 2012년 9월에 열린 K옥션 경매에서 보물 제585호 ‘퇴우이선생진적첩’이 34억 원에 낙찰되어 당시 고서화 부문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이후 2016년 12월에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서는 보물 제1210호인 불화 ‘청량산괘불탱(淸凉山掛佛幀)’이 35억2000만 원에 낙찰되면서 국내 고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인 2018년 당해 최고가 기록을 세운 작품은 조선시대에 제작된 달항아리 ‘백자대호’였다. 높이 45㎝의 대작으로 지난해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약 24억7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활황을 이어가고 있기에 향후 도자기, 고서화, 글씨 등의 매매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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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술품 경매낙찰가 순위. 자료=아트투게더


과거 2010년을 기준으로 그 이전까지는 20억 원 이상 낙찰된 고미술품이 한 점도 없을 정도로 매매의 흐름이 저조하였다. 해를 거듭할수록 좋은 품질의 고미술품이 시장에서 거래된 계기를 살펴보면, 시장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는 근현대 작품의 경우에는 단색화를 중심으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데 비해 고미술품은 저평가된 가격에 미술사적 가치, 희소성 면에서 상승 여력이 많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대기 수요가 많고, 국공립 기관, 기업의 예술공간,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층이 확보됨에 따라 외부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점이 불황을 이겨낸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아울러 이웃 나라인 중국이 세계 최대 미술시장으로 급성장한 점도 판단에 힘을 더한다. 따라서 한동안은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6년만해도 점유율 5%에 불과한 변두리 시장이었던 중국 미술시장은 2017년 12월 ‘중국의 피카소’라 불리는 치바이스(齊白石)가 1925년에 그린 ‘산수12조병(山水十二條屛)’이란 작품이 한화로 약 1532억 원에 낙찰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당시 작품의 낙찰가는 같은 해에 팔린 피카소·클림트 작품의 가격을 넘어선 수치였기에 전 세계 미술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저력을 과시했다. 갑자기 거대해진 중국 미술시장을 한국과 비교하면 중국 작가 한 사람이 거둔 경매 낙찰금액이 한국 고미술시장 전체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중국의 고미술품에 비견될 만한 가치를 지닌 한국의 고미술품이 중국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된 가격으로 거래되는 이유가 뭘까?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추사 김정희 글씨, 흥선대원군 묵란(墨蘭)의 절반은 가짜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가짜가 많다는 말이다. 가짜 때문에 고미술시장이 위축됐다는 지적이 있는데, 제작된 지 오래되어 보존 기록이 희귀한 탓에 진위여부를 판가름하기가 어렵고 전문가가 많지 않은 점이 고미술품 가격형성의 난제로 꼽힌다. 작품 보는 안목에 따라 큰 이익 또는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미술품의 진위와 가치를 알아보는 감식안을 체득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과 비용이 요구된다. 거래 이력이나 작품 관련 자료가 많지 않은 고미술품의 구매가 처음이라면 다소 위험성이 따를 수 있기에 관련 기관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것이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첫째, 신뢰할 만한 감정기관에 자문을 구하는 것이다.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전문가들이 진위여부와 함께 작품의 가치와 거래 시세 등의 정보를 제공해주기에 초보 컬렉터의 경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둘째, 다수의 수요자와 공급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거래를 이루는 거래시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진위여부와 작품 가격형성 면에서 경매시장이 신뢰할 만한 거래소이기는 하지만 응찰자간의 경합이 작품의 가격을 올리고, 거래 시 최종 작품가격은 별도의 수수료를 더한 금액이기에 낙찰 당시 금액보다 높아진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셋째, 고미술품 거래 시 안정성과 만족도를 높이는 획기적인 방안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미술품을 구매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최근 출현한 아트투게더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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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투게더에서 1월 14일 출시한 추사 김정희 '시고' 이미지. 사진=아트투게더


아트투게더에서 최근 출시 한 아트상품인 추사 김정희의 ‘시고’와 성공적으로 모집을 완료한 소치 허련의 ‘묵란도’의 경우, 플랫폼에서 작품의 진위여부를 증명할 보증서와 함께 작품에 담긴 당대 최고의 감식안이었던 위창 오세창의 제발, 낙관에 관한 전문가의 작품설명 및 소개 영상, 구매 포인트 등을 자체 제작하여 제공하기에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고, 해당 작품의 거래이력을 통해 작품의 미래가치를 조망하여 매각 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렵게만 느껴진 고미술시장에 대한 쉬운 이해와 즐거움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작품가격의 부담을 최소화하여 만원부터 원하는 만큼 구매가 가능하고, 권리증을 발급하여 소유권을 인정하기에 부담 없이 소유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고미술품의 의미와 가치를 널리 알리고 소외된 장르의 작품과 작가군을 많이 소개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아트투게더가 미술품 구매의 활성화 및 향유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고의 작성자는 아트투게더 소속의 주송현 아트디렉터 이며, 로이슈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심준보 기자 sjb@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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