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풍자한 '더러운 잠' 부순 예비역 제독 벌금 100만원 선고

기사입력:2019-01-12 12: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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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1월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열린 ‘곧, 바이! 展’에 전시된 이구영 작가의 '더러운 잠'을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가 강제로 철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로이슈 김영삼 기자]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김영아 판사는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예비역 제독 A씨(65)와 B씨(60)에게 각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7년 1월24일 오후 2시35분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로비에 전시돼 있던 박 전 대통령 풍자화 '더러운 잠'을 벽에서 떼어내 4차례 바닥에 던져 액자를 손괴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그림과 액자 부분을 분리해 그림을 손으로 구기고 액자를 부순 혐의다.

이구영 작가의 작품인 이 그림은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전시회에 걸렸으며 박 대통령이 누드로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을 묘사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A씨와 B씨 변호인은 이 그림이 예술적 가치가 전혀 없고 음란한 도화에 해당하며 위법한 절차로 전시돼 보호의 가치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표 의원과 이 작가의 무책임한 태도가 파손 행위를 유발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파손 정도가 심하지 않아 다음날부터 다시 전시된 점을 보아 '공소권 남용'이라는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판사는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더라도 피고인들의 불법행위가 정당화되는 건 아니다"라며 "손괴 행위가 피고인들 주도로 발생한 것으로 판단돼 자의적 공소권 행사라고 볼 수 없다"며 "논란의 대상이 되는 그림에 대해 주장과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개인이 폭력적 방법으로 그 견해를 관철하는 것은 법이 허용하는 바가 아닌만큼 그림의 자진 철거가 요청된 상황에서 그림을 가리거나 돌려놓을 수 있었음에도 손괴한 것은 행위의 상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영삼 기자 yskim@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