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법농단 수사 끝이 보인다…'양승태의 입' 최대 관건

기사입력:2019-01-05 13: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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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진=뉴시스)
검찰이 '사법농단' 의혹의 최고 책임자로 지목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11일 피의자로 소환 통보하면서 향후 조사에 임하게 될 그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11일 오전 9시30분에 검찰청사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전직 대법원장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직무유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손실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이 검찰 측에서 통보한 날에 출석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검찰은 "시간을 두고 일주일 전에 소환 통보를 한 만큼 출석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가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면 어떤 입장을 보일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법원행정처장을 지내 핵심 피의자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이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고, '핵심 중간 책임자'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 전 대법원장도 부인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해 6월1일 대법원 특별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 이후 재판개입 의혹 등으로 논란이 커지자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거래 의혹 등 모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대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대법원 재판이나 하급심 재판에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관여한 바가 결단코 없다"며 "(상고법원 등) 정책에 반대한 사람이나 어떤 재판에 특정한 성향을 나타낸 법관에게 편향된 조치를 하거나 불이익을 준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등 각종 재판에 개입하고 사법행정에 반대하는 판사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등 사법농단 의혹에 전방위로 관여하고 승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만큼 혐의가 방대해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조사가 하루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양 전 대법원장은 강제징용 소송을 고의로 지연시키고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는 의혹에 직접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2015년 일본기업 측을 대리했던 로펌 관계자를 수차례 만났고 2016년 청와대가 요구해왔던 전원합의체 회부에 대한 의중을 갖고 있었던 정황을 확인했다.

그외에도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행정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대선개입 사건 등 재판에 개입한 의혹도 받고 있다. 파견 판사를 통해 헌법재판소 내부 사건 정보와 동향을 수집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당시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추진 등 사법부의 위상 강화를 목적으로 소수 엘리트 법관들의 이익을 위해 이 같은 일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행정부와 입법부로부터 편의를 기대하고 헌재를 견제하는 등의 방안이 재판 개입과 법률 검토 등을 통해 이뤄졌다는 판단이다. 그 정점에 양 전 대법원장이 있다는 것이다.

또 상고법원 등 사법행정에 반대하거나 비판적인 판사들과 변호사단체를 사찰하고 압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판사들의 비위를 축소하거나 은폐해 법원 조직의 위신을 부당하게 지키려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물의 야기 법관 인사조치' 문건 등에서 드러났다. 사법부에 비판적인 판사들을 선호되는 인사에서 배제한 정황이 나타났고 양 전 대법원장이 법관 인사 조치안에 직접 'V'자를 표시하거나 결재한 내용도 확인됐다.

'부산 스폰서 판사' 비위를 은폐하기 위해 재판에 관여하고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 '정운호 게이트' 당시 판사 수사 확대를 막기 위해 영장 등 수사 정보를 수집하고 영장 재판에 가이드라인을 전달했다는 의혹, 공보관실 운영비를 불법적으로 편성·집행했다는 의혹 등도 받고 있다. (뉴시스)

임한희 기자 newyork291@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