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이사장은 지난달 20일 서울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최근 혁신성장과 공정경제, 그리고 사회적 경제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청년창업 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이자 중진공 이사장인 만큼, 청년 취업문제는 그의 전문분야이자 역점사업으로 꼽혀 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주최한 청년 취업행사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 특히 성추행 피해자가 취업준비생이라는 점에서 일각에선 사회적 ‘을’인 중소기업을 도와야 할 중진공이 도리어 갑의 횡포를 부렸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참가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중진공이 이를 은폐하려고 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진공은 ‘제7회 청년취업 두드림(Do-Dream) 사업’을 개편하고 올해부터 싱가포르・일본・중국 등을 방문하는 ‘스마트 해외원정대’ 연수를 신설해 참가자 전원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진행했다. ‘스마트 해외원정대’는 지난 3일 안산 중소기업연수원 대강당에서 출정식을 가진 바 있다.
사건은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중국 상하이 해외연수에서 발생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장 연수에 멘토로 참석한 한 중견기업 연구인력이 여학생들에게 성희롱성 발언과 성추행을 일삼았다. 참가 학생들은 “성적 수치심이 들 정도의 접촉과 도가 지나친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라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해당 사건의 여파가 취임 4개월차인 중진공 이상직 이사장뿐만 아니라 이상직 위원장의 배경에 있는 현 정권까지 미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상직 이사장은 취임 당시부터 정권의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노조로부터 받아왔다. 전임 이사장인 임채운 이사장이 중진공 최초의 민간 출신 이사장이었던 점에서 이상직 이사장의 낙하산 논란은 더욱 주목받은 바 있다.
이 이사장은 중진공의 이사장 공모가 마감되기도 전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의 지원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중진공 노조는 "수년간 채용비리로 몸살을 앓아온 중진공이 이사장 자리마저 낙하산이라는 오명으로 다시 한번 얼룩져선 안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중진공은 사건 발생이 10여일 지난 지난 19일 뒤늦게 보도자료를 통해 사건의 경과를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준보 기자 sjb@r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