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법원현판.(사진제공=대구지법)
이미지 확대보기또 2017년 8월 10일 밤 9시경 같은 방에서 수형생활을 하는 피해자(19)에게 꼬리뼈주위에 물파스를 발라주다 물파스로 강제 추행했고 같은달 31일경 검찰 지청민원실에 교도관을 통해 자신이 강제추행 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그런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교도관에게 신고해 자신을 무고했다며 처벌해 달라는 범죄사실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결국 A씨는 피해자를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무고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5단독 김태균 판사는 7월 5일 강제추행,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은 어느 것이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
또 “파스의 성분과 특성상 항문과 같이 민감한 부위에 발라질 경우 금방 화끈거림을 호소할 것이 분명한데, 굳이 물파스를 항문에 삽입해 추행한다는 것도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당시 같은 수용실을 사용한 재소자들 역시 ‘피고인이 피해자 꼬리뼈 주위에 물파스를 발라 주는 것은 보았으나 물파스를 항문에 삽입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일치해 진술했다. 단지 피고인이 피해자의 꼬리뼈 주위에 물파스를 발라 주는 과정에서 항문 부근까지 파스 성분이 닿게 됐고 이를 피해자가 오해했을 여지가 있으나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를 강제추행 행위로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신 판사는 무고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물파스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받아들일 수 없고, 달리 피고인의 무고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무죄이유를 설명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