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양주 동남통계청 경제조사과장.(사진제공=동남지방통계청)
이미지 확대보기얼갈이배추 한 단에 천원, 열무 한 단에 천원이라 합니다. 마침 세일기간이라 천오백원에 팔던 것을 천원에 할인해 판다고 합니다.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농부는 봄에 밭을 일구어 씨를 뿌리고 땀 흘려 가꾼 끝에 저렇게 튼실한 채소로 키워냈습니다.
그것을 뽑아 다듬고 깔끔하게 묶어서 차로 옮겨 싣고 도시로 가져와 소비자의 손앞에 진열해 놓았습니다. 수확에 필요한 인건비며 운송비도 충당하기 어려운 가격이 아닐까 합니다. 참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시장경제에서 수요와 공급이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올 봄에 양파 밭을 갈아엎는 뉴스를 보았고, 농작물이 자칫하면 과잉생산 되기 쉽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이런 농민의 피땀과 눈물을 착취하고 있다는 자괴감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급속한 고령화로 농사일은 더욱 힘들어지는데 농산물의 가격이 이렇게 형성되니 젊은이가 농사일에 뛰어들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렇게 농업의 기반이 약화되어 가다가 언젠가는 채소가 귀한 세상이 올지도 모릅니다.
-황양주 동남지방통계청 경제조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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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