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가벼운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두통, 하지만 두통도 분명히 ‘병’이다. 두통이 무서운 이유는 무엇일까? 25일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신경과 박중현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조기에 진단하지 못하면 되돌릴 수 없는 후유증 남길 수 있어
이차두통의 원인 중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것들로는 머리와 목의 외상 및 손상, 머릿속 또는 목 주변의 혈관질환, 머릿속 압력 상승, 뇌종양, 연탄가스 등의 일산화탄소 중독, 뇌수막염 등의 감염, 그리고 물질금단에 의한 두통이 있다. 이러한 종류의 이차두통을 조기에 진단해서 원인을 해결을 해주지 않으면 되돌릴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하는 약물과용두통 등 만성두통으로 변질될 수 있어
이는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비교적 쉽게 진통제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두통은 치료되지 않는 병이라는 인식이 만연해 두통을 방치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으로 한두 번 두통이 있을 때 증상 조절을 위해 단기간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지만,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할 경우에는 약물 과용이 되기 쉽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평소보다 두통의 강도가 심해지고 빈도도 잦아지게 되는데 이를 '약물과용두통'이라고 한다.
약물과용두통은 약물을 중단해야 두통이 호전되는데, 문제는 습관처럼 진통제를 들고 다니면서 약을 남용해왔던 환자가 스스로 약물을 끊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심지어 통원치료를 하는 중에도 두통이 조절되지 않아서 입원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결국 가볍게 여겼던 두통이 약물과용두통을 포함한 만성두통으로 변질되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
◇노년까지 두통으로 인해 삶의 질 저하될 수 있어
두통 환자들의 상당수는 두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실제 환자들은 효율적인 가사생활, 여가활동, 사회활동 등에 지장을 받고 있으며 결국 삶의 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뇌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는 두통, 증상 일지 작성이 진단에 도움될 수 있어
이처럼 여러 측면에서 볼 때 결코 '가벼운' 두통이란 없다. 즉, 두통도 병이라는 것이다. 두통이 매우 흔하고 단순한 증상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뇌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평소 본인의 두통 증상에 대한 일지를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중현 교수는 “두통 일지는 두통의 정확한 진단 및 정보 습득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며, “정확한 진찰을 통해 이차성 두통의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극적인 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이러한 증상에는 꼭! 전문 진료 받으세요.
1. 갑자기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심한 강도의 두통이 발생한 경우
2. 고열,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
3. 과거 암, 면역억제질환 진단을 받았거나 임산부인데 새롭게 두통이 나타났을 경우
4. 두통 발생 횟수가 점점 증가하는 경우
5. 운동, 성교 중에 두통이 생기거나 취침 중에 두통이 생겨 깨는 경우
6. 진통제를 복용해도 호전이 없는 경우
7. 아래 신경학적 증상이 있으면서 두통이 생기는 경우
a. 갑작스럽게 한쪽 팔다리에 마비가 오거나 말하는 증상에 장애가 있는 경우
b. 의식 소실이나 경련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
8. 안구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
9. 한쪽 귀가 멍하고 박동성 이명이 있는 경우
10. 머리나 목을 다친 이후 두통이 생기는 경우
◇두통 증상 일지 작성하는 방법은?
1. 어느 부위가 아픈지 (뒤통수, 이마, 머리 전체 등)
2. 어느 정도 심한지 (머리가 울린다, 깨진다, 멍하다 등)
3. 한 달에 몇 번 정도 생기는지 (주 1회, 월 1회 등)
4. 두통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30분 이내, 1~2시간, 하루 종일 등)
5. 주로 어떤 상황에서 생기는지 (아침, 오후, 수면 중 등)
6. 어떤 증상이 동반되는지 (구토, 콧물 등)
임한희 기자 newyork291@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