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뭐하시냐' 채용지원서에 부모직업 기입 요구한 G업체

기사입력:2018-03-23 17:47:19
'아버지 뭐하시냐' 채용지원서에 부모직업 기입 요구한 G업체
[로이슈 김주현 기자]
국내 편의점업계의 선두 기업인 GS리테일이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입사지원서에 가족사항을 명기할 것을 요구해 취업준비생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GS리테일의 입사지원자에 대한 이같은 요구는 지난해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인터넷언론 코리아뉴스타임즈는 22일 GS리테일의 채용과정에 대해 이같은 내용으로 단독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올해 상반기 대졸/전역(예정)장교 신입사원 채용 공고의 서류접수 과정에서 지원란에 가족사항을 명기할 것을 요구했다.

심지어 GS리테일은 입사지원서 내 가족사항 부분에 가족의 직업, 직장명, 직위까지 기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과도한 요구라는 지적이다. 직무 관련성과 전혀 무관한 정보라는 것이 이유다.

일각에서는 채용지원서에 가족사항 기재를 요구하는 것은 현 기업들의 채용트렌드와 비교할 때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편의점업계에서 GS리테일과 선두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BGF리테일의 경우 올해 신입채용 서류접수에서 가족사항을 비롯한 직무와 무관한 사항을 모두 삭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을 비교할 때 GS리테일의 채용기준이 구시대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GS리테일은 최근 '스펙'이 아닌 '사람'을 중시하는 채용을 하겠다며 블라인드 면접 도입 소식을 알린 바 있어, GS리테일의 모순된 행보에 대한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취업준비생은 GS리테일의 블라인드 면접 추진에 대해 "출신학교 정보는 가리고 부모의 직업을 통해 면접자를 평가하겠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면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라고 비난했다.

채용정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능력 위주의 채용과 공정성 있는 채용이 시대적 흐름으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GS리테일의 채용방식은 다분히 구시대적"이라며 "반드시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가족사항 기입은 지원자들의 선택 사항으로 반드시 기입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 문제를 개선하려면 해당 란을 배제하기 위해 채용지원 홈페이지 내 시스템 전체를 들어내야 하는 상황인데 계속해서 채용을 실시하다보니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바꾸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GS리테일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GS리테일의 가족사항 기재 논란은 올해가 처음이 아닌 지난해에도 발생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GS리테일은 신규채용지원서에 가족 이력의 기재를 요구해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GS리테일이 문제로 지적됐던 사항을 전혀 개선하고 있지 않고, 계속해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개선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지난해 해당 논란이 불거졌던 당시에도 GS리테일 측은 "가족 이력 기재 항목은 선택 사항으로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기입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김주현 기자 law2@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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