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리포트] 극한직업 ‘소방관’...'10명 중 4명은 ‘척추디스크’, 최근 5년간 ‘공상자’도 1.6배 증가

기사입력:2018-03-12 23:03:24
소방관이 짊어지는 장비의 무게는 산소통 무게 11Kg을 포함해 방화복, 공기호흡기 등 약 27Kg에 달한다. (사진=창원소방서)

소방관이 짊어지는 장비의 무게는 산소통 무게 11Kg을 포함해 방화복, 공기호흡기 등 약 27Kg에 달한다. (사진=창원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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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임한희 기자] 어느덧 3월이다. 상춘객들로 전국의 명소들이 붐비지만 소방관들은 가장 바쁜 시기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3월은 1년 중 평균 상대습도(48.1%)와 강수량(평균 19.3㎜), 강수일(평균 4.7일)이 1년 중 가장 낮은 달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발표한 최근 3년간 전체 화재출동 건수에서도 전체 1만8342건 중 3월이 1803건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각종 화재참사들이 이어졌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부터 서울 종로여관 방화사건, 경남 밀양의 세종병원 화재까지! 이를 계기로 소방관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국민 안전문제와 직결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특히 사소한 민원처리부터 무거운 장비를 짊어지고 인명구조 활동까지 나서는 소방관들의 건강을 위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2일 창원자생한방병원 이성엽 원장의 도움말로 ‘소방관들의 근골격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노하우’에 대해 알아보자.

◇늘어나는 소방공무원 부상자들, 직업 특성상 허리∙목∙어깨 등 근골격계 질환은 단골 불청객

2017년을 기준으로 전국 소방공무원의 전체 정원은 4만7457명이다. 이 가운데 현장인력(지방직 중 소방경 이하 계급에서 화재진압과 구급임무를 맡은 소방공무원)은 전체의 74%에 해당하는 3만522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현장에서 부상을 입는 소방관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소방공무원 순직 및 공상 현황’에 따르면 2012년 285명이었던 공상자는 2016년 448명까지 증가했다. 5년간 소방공무원 전체 부상자 1천725명 중 구급활동으로 인한 부상자가 24.2%(419명)로 가장 많았고 화재진압으로 인한 부상자가20.2%(350명)로 뒤를 이었다.

소방호스를 들고 직접 화재 진압에 나서는 경우 수압과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목, 어깨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인명을 구조할 때는 현장에서 들것에 환자를 옮기다가, 부상자
를 처치하는 구급 활동 시에는 덜컹거리는 구급차를 타다가 허리 통증을 느끼기 쉽다. 시도 때도 없이 쇄도하는 각종 민원도 소방공무원들의 업무를 가중시킨다. 동물구조를 비롯해 벌집제거, 벌레잡기, 닫힌 집 문 열기까지 만능 해결사가 따로 없다.

이처럼 사소한 생활민원부터 인명구조까지 도맡아 처리하다 보니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잦다.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승섭 교수 등이 소방관 85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방공무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2015년)’에 따르면 디스크(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받은 소방공무원이 전체의 39.5%(3025명)에 달했다. 소방공무원들이 가장 통증을 많이 느낀 신체부위로는 허리(64.9%), 어깨(50.5%), 목(40.4%)이 꼽혔다.

창원자생한방병원 이성엽 원장은 “요통을 유발하는 많은 조건 중 반복적인 허리 굽힘과 무거운 것을 옮길 때가 있는데 소방공무원들은 업무특성상 위 조건들에 상시 노출되어 있다”며 “무거운 장비를 챙기거나 무리하게 진화작업을 하면서 만성요통이 발생할 수 있으며, 구조∙진화 작업시 낙상사고가 있으면 급성요통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통증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많은 업무량과 높은 사명감만큼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장비, 견관절 통증 부른다

#창원에서 근무하는 소방관 A씨(남, 34세)는 만성 어깨 통증에 시달렸다. 근무한 지 1년도 채 안돼서부터 어깨 통증이 발생했다. 처음에는 무거운 장비를 들고 출동하거나 환자들을 이송한 후에만 통증을 겪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착용하는 장비 무게만 산소통을 포함해 30kg에 육박하고 촌각을 다투는 현장에서 요통을 느낄 새도 없이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통증은 만성화됐다. 근무를 하지 않는 날에도 어깨 결림과 두통까지 찾아와 찾은 병원에서 ‘어깨충돌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각 소방서 직할 안전센터의 현장활동인력 기준은 팀 당 23명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준에 미치지 못해 업무량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몰린다. 화재가 발생해도 진압대원이 부족하다 보니 현장에서 화재진압을 맡아야 하는 소방공무원들의 중압감은 배가 된다. 말 그대로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기 몸을 돌보기란 쉽지 않다. 소방청에서도 현장대응력을 높이고 소방서비스 향상을 위해 화재나 재난이 잦은 지역에 소방인력을 확충하는 소방력 산정기준 개선안을 내놓았다.

일반적으로 화재 진압에 나서는 소방관들은 신체를 보호하는 방화복과 공기호흡기, 산소통 등과 함께 현장에 출동한다. 소방관이 착용하는 장비의 무게는 11kg짜리 산소통을 포함해 약 27kg. 평균적으로 초등학교 3학년 아이 1명을 안고 뛰는 것과 마찬가지다. 장비를 메고만 있어도 버거운데 이들은 이런 장비들을 착용하고 현장에서 구조해야 할 사람까지 둘러메고 뛰면 몸에 가해지는 부담은 몇 배로 커진다.

이성엽 원장은 “무게에 의해 일차적으로 하중을 받는 신체 부위가 어깨다. 소방관들처럼 무거운 장비를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은 어깨 결림에 시달리기 쉽다”며 “어깨 통증을 방치하면 어깨는 물론 팔, 목, 머리까지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어 하루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에 임해야겠다”고 조언했다. 또 “평소 어깨 근력을 키워 돌발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근육의 긴장과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제도개선, 첨단장비 도입 등 소방관의 처우 개선을 위한 사회적 노력 필요해
소방관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사회적인 노력들이 요구된다. 정부에서는 2022년까지 인력을 확충하고 소방관의 안전과 재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방향 아래 낡은 소방 장비들을 첨단 장비로 교체하는 작업을 서둘러 안전 위협요소를 최소화하는 노력들이 뒷받침돼야 한다.

첨단장비의 대표적인 사례가 근력증강 웨어러블 로봇 전문업체 에프알티(FRT)에서 개발한 ‘하이퍼 R1’이다. 이 장비는 소방관이 착용하면 무게를 30% 체감할 수 있으며 시간당 6km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또 장비를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22㎏짜리 산소통(2개 무게)의 체감무게를 6.5㎏까지 줄여 소방관의 지구력과 근력, 구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줄어든 무게만으로도 근골격계 질환의 위협에서 상당부분 벗어날 수 있다.

전국 어느 병원에서나 부담 없이 건강을 체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현재는 공무상 재해를 입은 공무원이 근로복지공단 병원을 방문하면 본인 부담 진료비 없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소방공무원들의 접근성을 감안해 보다 폭넓은 병원 확대가 필요하다.

이 원장은 “사회적 노력과 함께 소방관들이 개인적으로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재난∙재해 현장에서 국민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첫걸음이다”며 “소방관들 스스로 ‘자기관리가 국민의 인명과 직결된다’는 생각으로 평소 꾸준한 체력단련과 바른 자세, 스트레칭 등을 통해 척추∙관절 질환을 예방하는 노력을 해야겠다”고 밝혔다.

임한희 기자 newyork29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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