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이미지 확대보기이 표현은 일본에서 먼저 쓰기 시작한 용어를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치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래서 지난 7월 17일 국회에는 치매란 명칭을 ‘인지장애증’으로 바꾸는 내용의 ‘치매관리법 개정안’이 제출됐다. 뇌의 신경세포가 손상돼 장애가 생기는 대표적인 신경정신계 질환인 치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한자문화권인 일본, 홍콩, 대만의 경우 치매라는 용어를 사용하다가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각각 인지증(認知症), 실지증(失智症), 뇌퇴화증(腦退化症)으로 변경한 바 있다.
치매는 전 세계적으로 65세 이상 노인에서 5~10%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도 같은 연령대에서 약 8.2~10.8%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치매의 유병률이 연령 증가에 따라 함께 증가한다는 점이다.
65세 기준으로 나이가 5세 많아질 때마다 치매의 유병률이 2배씩 증가한다. 예를 들어 현재 65~69세의 연령층에서 나타나는 유병률은 약 2~3% 정도 수준이다. 하지만 연령이 높아지면서 인지장애의 유병률 또한 증가하여 70~74세에서 4~6%, 75~80세에서 약 8~12%, 80세 이상에서는 20%가 넘는 노인들이 치매를 앓는다.
치매는 원인에 따라 증상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상당수의 환자들은 인지 기능 장애를 겪게 된다. 사물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최근에 나눴던 대화 내용을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는 등의 기억장애가 나타난다(상대적으로 오래전 기억은 보존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단순히 건망증 정도로 생각하고 치매의 초기 증상을 가볍게 생각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기억력뿐만 아니라 언어와 행동에도 장애가 오는 치매의 증상만 생각하고 있다가 초기 치료를 놓치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치매는 왜 찾아오는 것일까? 연구한 결과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질환은 90여 가지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다양한 치매의 원인 질환 중 가장 많은 것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이다.
이 밖에도 뇌수두증, 두부 외상, 대사성 질환, 결핍성 질환, 뇌종양,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이 치매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 밝혀졌다. 이 중에는 원인의 교정이나 치료에 따라 치매의 증상이 개선되거나 해결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치매의 원인감별을 위한 평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 과정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정보는 환자의 일상생활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보호자를 통한 정확한 병력 청취이다. 특히 노인성 치매의 경우는 건강한 생활을 통해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 보호자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뇌영상검사로는 뇌자기공명사진, 뇌 PETCT, 뇌관류검사, 뇌파 검사 등을 시행해 뇌기능 및 기질적 병변여부를 평가하고, 더불어 인지저하와 관련된 신경학적 검사와 혈액검사, 유전자검사 등을 시행해 치매의 원인을 파악한다.
치매의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치매는 조기 진단하면 초기에 교정할 수 있는 원인을 교정해 치매의 진행을 억제시키거나 호전시킬 수 있고, 원인 교정이 되지 않을 경우에도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치매는 일단 나타나면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만큼 조기진단과 효과적인 예방 생활수칙을 실천해 미리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임한희 기자 newyork291@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