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뉴 XC90 D5(인스크립션)을 직접 봤을 때 웅장함이 상당했다. 7인승 SUV인 만큼 큼지막한 차체가 먼저 눈에 들어왔고 올 뉴 XC90에 적용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은 도로에서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나타내기에 충분했다.
‘토르의 망치’라는 애칭을 얻게 된 T자형 헤드램프는 강인한 인상을 전해주는데 과하지 않으면서 차분한 이미지를 구현해내는 전체 디자인과 잘 어울린다. 게다가 볼보 역사상 최초로 적용된 세로 그릴은 올 뉴 XC90을 더욱 중후하면서도 웅장하게 표현해주고 있다. 후면부는 루프라인에서 세로로 길게 떨어지는 유선형 LED 리어램프를 적용했다. 화려함 보다는 간결함으로 완성했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의 느낌은 ‘고급스럽고 넓으며 편하다’로 함축된다. 우선 시트는 진한 베이지색을 사용해 고급스럽고 천연우드 패널과도 잘 맞는다. 나파가죽 역시 고급스러움을 한 층 더 높여준다. 볼보가 자랑하는 인체공학적 시트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편안하면서도 몸을 지지하는 능력이 뛰어나 장시간 운전을 해도 쉽게 피로감을 주지 않는다. 1열 시트에는 열선·통풍 기능은 물론 마사지 기능도 추가됐다.
대형 SUV인 만큼 넓은 실내 공간을 갖췄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전방 시야가 시원하게 확보된다. 사이드미러는 A필러가 아닌 도어에 장착돼 있어 시야 확보에 유리하다. 2열은 등받이 조절과 슬라이딩이 가능하다. 2열 가운데 좌석에는 볼보가 최초로 개발한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가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3열 공간도 어느 정도 확보돼 있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 주행성능, 부드러움과 스포티함이 공존…빠른 변속기 ‘인상적’
올 뉴 XC90 D5는 2톤이 조금 넘는 차체를 견인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올 뉴 XC90 D5에는 배기량 1969cc 싱글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여기에 즉각적인 터보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저장소에서 압축공기를 터빈에 전달해 주는 파워펄스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기반으로 최대출력 235마력에 48.9토크를 낸다. 주행하는 데 있어 디젤엔진인데도 불구하고 가솔린엔진에 버금가는 부드러움을 준다.
엔진을 통해 전해지는 진동과 소음은 상당히 절제돼 있다. 정차했을 때만 디젤엔진인 것을 느낄 수 있고 주행할 때는 거의 느끼지 못했다. 올 뉴 XC90에 적용된 8단 자동미션은 빠르면서 정확하다. 변속충격도 없다.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RPM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또 할덱스의 4륜 시스템은 전륜 기반이어서 언제나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브레이크 성능은 안전의 대명사인 볼보에 걸맞게 뛰어나다. 고속에서 급브레이킹을 하더라도 잠기지 않고 끝까지 잡아준다. 차체가 흔들리는 것도 없다.
■ 안전·편의사양, 최신 반자율주행 기능의 편리함 으뜸
올 뉴 XC90에는 최신의 안전장비가 탑재됐다. 그 중에서도 반자율주행 기능이 가장 큰 만족감을 준다. 볼보의 반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 Ⅱ’는 정해진 속도와 차량의 흐름에 맞춰 자동차가 차선을 유지하며 가·감속을 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이 실행되면 운전자는 스티어링휠에 손만 올리고 있으면 된다. 도로와 차량을 인식하는 능력이 뛰어나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다양한 편의장비가 적용됐다.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은 주차보조 시스템으로 평행주차는 물론 직각주차까지 가능해 주차를 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또 총 19개의 바워스&윌킨스 하이엔드 스피커는 마치 콘서트홀을 방불케 할 정도로 음질이 우수하다.
■ 아쉬움은 분명히 존재
이러한 올 뉴 XC90에도 분명 아쉬운 점은 있다. 바로 3.0 디젤엔진이 없다는 것이다. 연비와 효율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분명 2.0 디젤엔진이 적합하다. 하지만 6기통 3.0 디젤엔진이 가진 부드러움은 결코 2.0 디젤엔진이 범접할 수 없다. 아무리 최신의 안전·편의사양을 탑재했더라도 3.0 디젤엔진의 부재는 아쉬움이 있다. 게다가 다소 스포티한 승차감 역시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일 것이다. 플래그십 SUV로서의 부드럽고 고급진 승차감을 기대하는 고객들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최영록 기자 rok@lawissu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