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조 회장이 계약한 시점이 구속의 운명을 가른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의 구속영장에 적시된 혐의 사실은 지난 2013년 5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칼호텔네트워크에서 서울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 가운데 30억원을 영종도 H2호텔(현 그랜드하얏트인천) 공사비용으로 빼돌려 쓴 배임혐의로 조 회장의 전체 집 수리 비용을 모두 합치면 100억원이 넘지만 이 가운데 인테리어 비용을 경찰은 70억원으로 추산한 반면, 조 회장 측은 65억원으로 주장한다.
경찰이 재신청한 구속영장을 반려한 이유에 대해 검찰은 현재까지 수사 결과만으로는 범죄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종 공사비 65~70억원 상당 중 30억원이 회사에 전가된 사실은 인정되나, 지금까지 경찰이 수사한 증거자료만으로는 조 회장이 비용 전가 사실을 보고받았거나 알았다는 점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현재까지 수집된 정황 증거만으로도 구속 수사를 하기에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조회장의 변호인 측은 "조 회장은 대기업 그룹을 경영하기 때문에 억 단위가 아니라 조 단위로 자금을 운영하는 만큼 추가로 든 집 수리 공사비용까지 신경 쓸 만큼 한가한 분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처음부터 계열사 돈으로 공사대금을 떠넘길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공사 시작 단계인 2013년 5월에 계약을 하고 공사대금도 39억원에서 35억원으로 깎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경찰은 한진그룹 건설부문 고문 김모씨와 대한항공 시설담당 조모 전무 등 임직원이 회삿돈으로 공사대금을 치른 사실을 인정하는 만큼 조 회장이 한 두푼도 아닌 수십억원의 거액을 집행하는 사실을 모를리가 없다고 판단해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검찰이 변호인인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눈치를 본다는 설까지 퍼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경찰은 재신청한 영장까지 기각되자 검찰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김영삼 기자 yskim@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