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박용진 의원실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조사한 결과, KT는 케이뱅크의 지분 28∼38%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30%를 확보하기 위한 콜옵션과 풋옵션을 주주 간 계약서에 각각 담았다. 콜옵션은 미리 정해둔 조건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매도청구권)다. 풋옵션은 마찬가지 조건으로 주식을 팔 권리(매수청구권)다.
KT는 케이뱅크 주요주주인 우리은행·NH투자증권(당시 현대증권)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이런 계약을 맺었다. KT는 우리은행, NH투자증권이 보유한 의결권 없는 전환주, 전환권이 행사된 보통주, 유상증자 때 발생한 실권주를 대상으로 콜옵션을 행사한다. 콜옵션 행사는 '실권주→전환주→보통주' 순이다. 행사 기한은 은행법 변경일로부터 1년 이내다.
이를 통해 KT는 케이뱅크 지분 28∼38%를 확보한 1대 주주로 등극한다. 우리은행은 KT의 79∼91%로 지분율을 낮춰 2대 주주가 된다. 대략 25∼30%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지분율은 10%를 넘되, 우리은행보다 5%포인트 이상 낮은 3대 주주가 된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관련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요약 자료. 자료 박용진 의원실
이미지 확대보기KT와 카카오 모두 은산분리를 규정한 은행법이 개정되거나 인터넷은행에 특례를 인정하는 법률이 제정되면 1년 안에 각각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가 되도록 장치를 해 둔 셈이다.
KT와 카카오는 이 같은 내용으로 각각 우리은행·NH투자증권, 한투금융지주 등과 주주 간 계약을 맺으면서 금융위에 예비인가를 신청할 때는 "지분율 4% 이상에 대한 의결권을 포기한다"는 각서를 냈다.
박용진 의원은 "인터넷은행 인가 때 금융위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 은산분리 완화 법안 통과를 촉구했는데, 이는 최대주주 변경 콜옵션 계약 성사를 금융위가 공개적으로 밀어준 셈"이라며 "현재도 금융위가 은산분리 완화에 적극적인 것은 기존의 특혜 조치를 완성하겠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편도욱 기자 toy1000@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