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에 사는 정 모 씨는 1960년에 사망한 故 이 모 씨의 외손자로서 지난 2015년 국가보훈처로부터 해방 이후 사망한 독립유공자 손자녀도 유족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는 안내를 받고 유족등록을 신청했다.
같은 해 6월 정 모 씨는 국가보훈처 경기남부보훈지청으로부터 보훈급여금 수급자 결정 통지를 받고 다음해 10월까지 1천백 6십만 원 가량의 보훈급여금을 수령했다.
그런데 2015년 8월 故 이 모 씨의 친손자 이 모 씨가 고인을 간병하는 등 실제로 부양*한 것은 자신이므로 보훈급여금을 자신이 받아야 한다고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판결에 따라 지난해 10월 보훈급여금 수급권자가 이 모 씨로 바뀌게 됐다.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보상금을 받을 유족 중 같은 순위의 손자녀가 2명인 경우 독립유공자를 주로 부양한 사람을 우선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국가보훈처는 지난 1월 정 모 씨에게 그동안 받은 보훈급여금 전액을 반납하라고 통보했고 정 모 씨는 자신이 어떠한 부정행위도 저지르지 않았고 국가보훈처 결정에 따랐을 뿐이라며 한 달여 후 보상금 반납처분이 부당하다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아울러 정 모 씨가 보훈급여금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고인을 주로 부양한 자가 이 모 씨라는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없다고 봤다.
또한 보훈급여금 대상자 선정 이후 이 같은 사정이 나중에 밝혀진 점 등을 감안해 80세의 고령이고 경제적으로 곤궁한 차상위계층인 정 모 씨에게 보훈급여금을 반납하도록 한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해 부당하다고 재결했다.
이슬기 기자 law4@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