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시존치모임 이종배 대표 “로스쿨 개선 위해서라도 사법시험 필요”

기사입력:2017-06-22 13:09:04
[로이슈 김주현 기자] “실제로 사법시험 존치 운동을 하며 우리가 지적했던 로스쿨의 폐단들이 제도 개선을 통해 개선되는 사례가 있었다. 만일 로스쿨 일원화가 된다면 로스쿨이 스스로 자정작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성명서를 낭독하는 사법시험 존치 고시생모임 이종배 대표(사진=본사취재)

성명서를 낭독하는 사법시험 존치 고시생모임 이종배 대표(사진=본사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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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법시험이 치러졌던 21일 오전,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의 이종배 대표(40)는 여의도 국회에서 정부와 국회를 향해 사시존치의 구호를 부르짖었다.

“신분과 빈부에 상관없이 누구든 노력과 실력으로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며 꿋꿋이 바윗돌을 굴리는 시지프스처럼 나아가고 있는 이 대표를 ‘로이슈’가 만나봤다.

언제부터 사시존치 운동을 시작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대표는 “2015년 7월부터 해왔다”고 답했다.

그는 “로스쿨 일원화에 대한 우려로 시작하게 됐다. 시험 한 번 더 보겠다고 이러는 것은 아니다.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을 위한 바람직한 법조인 양성 체계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한다”고 덧붙였다.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 대표는 “로스쿨 제도는 문제가 많은 제도다. 첫째로 비용이 많이 든다. 많게는 등록금이 3년간 6천만원 이상 들기도 한다. 부유층 자녀들의 전유물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두 번째로 나이제한의 문제가 있다. 공식적으로 나이제한에 대한 규정은 없지만 실질적으로 그렇다. 30대 중반에만 들어서도 사실상 어려워지더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법조인의 꿈이라는 것은 누구든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로스쿨 제도는 그런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라고 보기에 어렵다”면서 “로스쿨 내에서조차 카스트 제도처럼 학교별 계급화를 하는 분위기도 있다. 고졸도 합격만 하면 같은 연수원에서 수료받는 사시와 다른 점이다”라고 말했다.

또 “입학 정성평가 기준이 높아 객관적인 기준으로 보기 어렵다. 계속해서 현대판 음서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라며 “로스쿨 출신들의 실력에 대한 의심도 존재한다. 3년만에 법조인이 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실질적 송무에 대해 잘 모르는 로스쿨 출신들이 법조인으로서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인 표현으로 돌팔이 의사에게 치료받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사법시험의 존재의의에 대해 색다른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사시가 로스쿨과 병행될 경우 로스쿨 제도가 더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사시가 없어져 로스쿨 독주 체제가 되면 점점 더 그들만의 리그화 돼 서민 진입을 원천 차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학금 많이 준다, 서민에게도 열려있다’는 것도 계속되는 비판 탓에 재정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장학제도를 확대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법조인 양성 체계의 이원화로 출신 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이 대표는 “실력으로 극복할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사시 출신을 선호하는 국민들, 로스쿨을 무시하는 연수원 출신들, 이런 문제는 로스쿨 제도의 개선을 통해 극복해야 할 문제다. 또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이 실력을 키워 극복해야 할 문제”라면서 “경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로스쿨이 인정받으려면 실력을 높여 사법시험 출신들을 실력으로 이겨 인식을 개선할 생각을 해야지, 로스쿨 정착을 위해 사시를 없애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본다”고 질타했다.

이어 “의학전문대학원의 경우도 비슷한 것 아닌가. 실력이 우선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5월 양화대교에서 있었던 고공농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5월 “사시존치를 위한 진정성 있는 대책이 나올 때까지 단식투쟁 하겠다”면서 농성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 대표는 “대선 주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당시 상황이야말로 큰 기회라고 생각했다. 원래 양화대교는 아니었고 한강에서 큰 집회를 준비했었는데, 주변 만류가 심해 나 혼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올라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들이 관심이 없는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했다. 알아주시기만 한다면 반드시 사시존치를 지지해 주실 것이라고 지금도 믿는다. 기득권들이 권력을 세습하려는 음모에 대해 꼭 알려드리고 막아달라고 외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양화대교 위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고소공포증이 조금 있다. 놀이기구도 못 탄다. 근데 정말 기회라고 생각을 했고, 위험한 상황이 오더라도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올라갔는데 밑을 못 보겠더라. 그날 양화대교는 정말 추웠다. 28시간 동안 물 한모금도 안 먹고 버텼다. 자다가 떨어지면 큰일 날 것 같아서 잠도 못 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감정적이 되더라. 부모님조차 나를 이해 못하고 걱정하셨다. 자리잡고 가정을 꾸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걱정... 한 뜻으로 모였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면서, 또 모임을 이끌면서 겪었던 내부 갈등과 고충도 떠올랐다. 거기다가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부분에까지 생각에 미치자 극단적인 생각까지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대로 잘못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고, 추운 날씨 등 악재로 인해 괴로움은 더했다. 생명의 위협까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문재인 당시 후보자에게 와달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안 온다면 내려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성과 없이 내려갈 수는 없었던 것이 이유다. 만약에 내가 어떻게 된다면, 사시존치 될 때까지 장례식 치르지 말라는 말까지 했었다. 정말 이판사판 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홍준표 후보가 와서 내려간 것과 관련해 ‘정치 쇼’가 아니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어처구니없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짜고 쳤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런데 목숨 걸고 짜고 칠 수 있나? 홍 후보가 그 자리에서 사시존치의 약속을 분명히 했고, 문재인 후보는 오지 않았지만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기에 내려갔던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 이 대표는 “2차시험 끝나고 행시 끝나고 하면 회원을 더 모집해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에 계류중인 사시존치 법안이 국회 최종 통과 될 가능성은 사실 힘들다고 본다”면서도 “정치권에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정의실현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단순히 시험 한 번 더 치르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사회 이룩을 위해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정의라고 믿고 있고, 그 때문에 결코 포기할 수 없다. 끝까지 투쟁해 나가겠다”면서 “정치권에서조차 우리를 이용하는 것 같은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만들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 이 노력을 국민들이 언젠가는 알아주시고 또 만들어 주실 것이라고 그렇게 믿고 있다”고 굳은 결의를 드러냈다.

김주현 기자 law2@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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