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개개인의 정치적 의사가 전방위로 표출되면서 재판에 대한 과도한 비판이 난무하고, 심지어 재판관 개인의 신상을 터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다”며 “특히 일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A재판관과 B재판관은 이미 탄핵을 기각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고, 청와대에서 C재판관을 설득하고 있다는 등 근거 없는 유언비어까지 유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탄핵심판 사건 변론에서 심판결론을 두고 노골적인 반법치적 발언이 나오고 있다”고 짚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그러면서 “사법권의 독립뿐 아니라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이런 무분별한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심히 우려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네티즌들이 SNS를 통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라면서도 “그러나 정치적 견해 표명을 넘어 헌법재판소의 재판까지 자신의 정치적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판관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면, 사법권의 독립은 침해되고 민주주의와 그 존재 기반인 법치주의가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변협은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원하는 쪽이든, 기각을 원하는 쪽이든 모두 헌법재판소 부근에서 격한 시위를 하거나 SNS 등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재판에 영향을 끼치려고 시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변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해서 재판관들이나 상대방 진영을 공격한다면, 이는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야만적인 행동이자 헌법을 유린하는 폭력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변협은 “정치권은 특히 이번 탄핵심판을 당리당략적으로 이용해 국민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일을 삼가라”며 “만약 정치권이 향후 심판 결론에 조금이라도 이의를 제기하거나 불복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이는 바로 사회혼란으로 이어지고 온 나라에 증폭된 갈등과 증오만 넘쳐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변협은 “정치권은 헌법재판소 판결에 무조건 승복하는 것만이 헌정질서를 지키고 법치주의를 온전히 실현하는 방법임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판관들은 재판이 모두 끝나는 날까지 특히 언행을 신중히 해 공연한 구설수에 오르거나, 어느 쪽을 편든다는 오해를 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협은 “(국회 탄핵) 소추위원단이나 대통령의 대리인단 역시 자신들이 재판에서 하는 말이나 행동이 사회와 국민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재판부를 존중해 변론에 임해야 하고 최대한 감정적 앙금을 남기지 않도록 말과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변협은 “우리가 명심할 것은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법의 지배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이라며 “더 많은 정치적 자유를 위해 법치를 포기한다면, 그래서 법의 지배가 무너진다면, 그것은 인류가 그동안 공들여 쌓아 올린 민주와 정의의 탑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의 이번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은 결과가 어떻든 몇 달간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정공백을 야기한 비상사태를 끝내는 유효하고 종국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이번 사태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보다 성숙하는 계기가 되고 역사적 교훈이 될 것이라 믿고 모든 국민은 심판 결론에 승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