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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삼성노조 설립 유인물 배포 막은 에버랜드 부당노동행위”

기사입력 : 2017.01.02 10:34
[로이슈 신종철 기자]
삼성노동조합 조합장이 회사 통근버스 승차장에서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을 상대로 노조 설립을 알리는 유인물 배포를 막은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의 행위는 부당노동행위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에 따르면 삼성노동조합은 삼성그룹과 계열사 또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조직 대상으로 2011년 7월 13일 설립된 전국 단위의 노동조합이고, 삼성에버랜드는 삼성그룹의 계열사로 에버랜드 리조트(이하 에버랜드) 등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그런데 삼성노동조합(삼성노조) 박원우 조합장 등 4명은 2011년 8월 26일~27일 삼성에버랜드 정문 부근의 직원 전용 출입구 앞과 통근버스 승차장에서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을 상대로 ‘역사적인 삼성노동조합이 출범했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배포했다.

그런데 그때마다 삼성에버랜드 관리직원들과 경비원들이 이를 제지했다. 또한 에버랜드는 통근버스 승차 장소를 변경해 박원우 조합장 등이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에게 유인물을 배포할 수 없게 했다.

이에 박원우 조합장 등은 2011년 9월 9일과 16일 주차장 부근에서 통근버스에서 내려 퇴근하는 근로자들에게 유인물을 배포했다. 이에 에버랜드 측은 이들을 쫓아내기도 했다.

박원우 조합장 등은 ‘유인물 배포를 제지한 행위는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2년 1월 18일 삼성에버랜드의 제지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했다.

삼성노동조합은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을 신청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2년 5월 22일 “삼성에버랜드의 2011년 8월 26일과 27일의 제지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만, 2011년 9월 9일과 16일의 제지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일부만 인용하는 재심판정을 했다.

이에 삼성노동조합이 재심판정 중 에버랜드의 제지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반면 삼성에버랜드는 재심판정 중 제지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삼성에버랜드는 박원우에 대해 2011년 9월 9일과 16일 유인물 배포 등의 행위 등을 징계사유로 삼아 징계처분(감급 3월)을 했다. 에버랜드는 회사 내부전산망에서 임직원의 개인신상정보를 수집 편집한 파일을 사외로 유출한 행위 등을 이유로 김OO씨에 대해 정직 2월, 조OO씨에 대해 해고 징계처분을 했다. 물론 이들은 징계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 제14부(주심 진창수 부장판사)는 2013년 5월 삼성노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회(보조참가인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청구소송에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중 삼성에버랜드가 2011년 9월 8일과 16일 원고의 유인물 배포를 제지한 행위에 관한 재심판정 부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참가인(삼성에버랜드)의 근로자인 박원우 등의 유인물 배포는 정당한 노조활동으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이를 막기 위한 참가인의 관리직원 등의 제지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이 유인물의 주된 내용은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에게 삼성노동조합의 설립 사실을 알리면서 근로조건의 유지ㆍ개선과 근로자의 복지 증진 기타 사회적ㆍ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노동조합의 필요성과 가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설령 그 내용 중에 ‘막강한 힘을 가지고 삼성노조를 여러 방법으로 탄압하고’, ‘무노조 경영의 악명을 증명이라도 하듯’이나 ‘조합원에게 유치하고 졸렬한 탄압을 자행한다’는 다소 자극적이고 과장ㆍ왜곡된 표현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유인물을 배포한 목적이 참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실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지행위는 시설관리권의 행사로서 정당하고, 참가인에게는 부당노동행위의 의사가 없었으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항소했으나, 서울고등법원 제6행정부(재판장 윤성근 부장판사)는 2015년 2월 중노위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참가인(삼성에버랜드)가 이 사건 유인물 배포 등 행위를 제지한 것은 정당한 시설관리권의 행사가 아니라,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옳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측은 박원우 등이 삼성노동조합 설립을 주도한 사람으로서 삼성노동조합의 설립을 알리기 위해서 유인물을 배포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참가인의 관리직원 등에게 유인물 배포 제지 행위를 중단하거나 질서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통제만을 하도록 지시하는 등 시설관리권을 보호하면서도, 박원우 등에게 삼성노동조합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하거나 이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유인물을 찢어 버리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부장판사)는 2016년 12월 29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상고를 기각하며 삼성노동조합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했다. (2015두1151)

재판부는 “원심은 삼성노동조합의 위원장인 박원우 등이 유인물 배포 등 행위가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에 해당하고, 피고 보조참가인(삼성물산)이 이를 제지한 행위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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