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2010년 3월 눈미백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민원제기 등에 따라 안전성ㆍ유효성을 평가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신의료기술평가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보건복지부는 2011년 3월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심의결과 눈미백수술이 안정성이 미흡한 의료기술이고, 국민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의료법에 따라 A씨에게 눈미백수술의 중단을 명했다.
실제로 위원회가 2007년 11월부터 2010년 5월까지 눈미백수술을 받은 환자 1713명의 진료기록부를 검토한 결과 합병증이 발생한 환자는 1420명인 82.89%에 달했다.
A씨는 1996년 공중보건의사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눈미백수술을 시행하다가,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술을 시행해 왔는데,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합병증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원고로부터 수술을 받은 환자들 중 80% 이상은 증상(두통, 눈물흘림, 눈 불편감)을 호소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증상인 점, 특히 수술 받은 환자들 중 55% 이상은 대한안과학회에서 중증 합병증으로 본 질병을 새로이 가지게 된 것으로서 추가조치로 합병증이 치료됐다고 하더라도 심각한 건강상의 위해가 발생된 것은 분명한 점 등을 종합하면, 눈미백수술은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危害)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음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제10행정부(재판장 조영철 부장판사)는 2013년 8월 “피고가 원고에 대해 한 의료기술시행중단명령을 취소한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원고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만성충혈 제거를 통한 눈 미백에 관해 기존 시술의 원리를 응용해 종전에 별개로 존재하던 수술법과 약제투여 방식을 새롭게 조합하거나 변경한 이 수술법을 제시했는바, 이 사건 수술의 시행이 전면적으로 중단되면 향후 임상 경험에 기초한 합의 등을 거쳐 좀 더 안전성이 담보된 수술법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고 말했다.
또 “원고도 개인적인 명예나 경제적 이익을 상실하고 직업의 자유가 침해될 뿐만 아니라 의학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며, 원고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들은 후 합리적 판단 하에 이 수술을 통한 미용 및 치료 목적을 달성하기를 원하는 환자들의 선택권과 치료받을 권리를 일방적으로 박탈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행정목적을 고려하더라도, 의료기술 시행의 전면 중단을 명하는 처분은 행정목적의 실현과 사이에 적절한 비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눈미백수술의 중단명령 처분을 받은 안과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의료기술시행중단명령처분취소 청구소송 상고심(2013두21120)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패소 취지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의료기술은 사람의 생명이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의료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피고가 법령에 따라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한 이 수술법이 널리 시행될 경우 국민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비록 이 처분으로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이 상당하더라도 불이익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의료기술의 시행으로 국민건강이 침해될 위험을 예방할 공익상의 필요보다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 처분 외에는 수술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국민보건상의 위험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다른 적절한 수단을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따라서 이 처분이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해 위법하다고 판단했으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재량권의 일탈ㆍ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파기 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