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또 중학교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는 피해자의 딸을 정교사와 대학교수로 임용토록 하고, 아들을 수자원공사 및 공공기관에 취업토록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돈을 뜯어냈다.
A씨는 이후 취업이 뜻대로 안되자 “지금까지의 피해금을 한 방에 회복할 수 있다. 시청 고위 공무원을 통해 해운대와 송정의 시유지를 불하받게 해 10배 이상의 돈을 벌 수 있도록 해 주겠다”며 다시 돈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는 경찰조사에서 “자녀취업 등 약속이 이행되지 않자 불안한 나머지 건네준 돈의 일부라도 돌려받을 생각으로 피의자의 요청을 거부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또 사회 각 계층의 고위 공무원들의 이름과 구체적인 프로필까지 거명해 믿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A씨는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이용해 외제승용차에 운전기사까지 고용해 호화생활을 하면서 피해자에게 믿음을 가지게 하는 치밀함을 보이며 개인채무를 변제하는데 이용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고위층과의 관계를 이유로 “신고해도 처벌하지 못하고 소용없다”며 극도의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던 피해자에게 “피의자의 모든 말이 거짓말이다”라고 설득해 피해 진술을 받아냈다.
경찰은 또 “남편한테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게 납득이 안돼 피해자에게 물어보니 ‘뭐에 씌여 그런 것 같다’고 했고, 남편도 이 사실을 알고 절망하는 등 한 가정을 풍비박산 낸 경우”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출가한 딸이 살고 있는 필리핀으로의 도주 우려가 있어 신속히 출국금지조치 후 체포영장 발부와 휴대폰 위치추적을 통해 은신처 주변에서 잠복 끝에 검거함으로써 그녀의 거짓 행각은 막을 내리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