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김영배 성북구청장 무지개센터 거부는 소수자 짓밟는 인권침해”

기사입력:2015-01-05 18:00:53
[로이슈=신종철 기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는 5일 “서울 성북구청장의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 예산 불용 처리는 소수자 인권을 짓밟는 처사”라며 김영배 성북구청장을 규탄했다.

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위원장 장서연)는 이날 <“인권도시 성북”의 죽음>의 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같이 규탄하며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고 있는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무지개센터 사업을 원래 계획대로 반드시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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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초동민변사무실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무지개센터)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상담하고, 이들을 가깝게 만나는 교사, 학부모, 상담가들에게 필요한 상담 매뉴얼을 제작 배포하는 사업으로, 성북구 주민들이 제안한 최초의 성소수자 인권사업이었다.

민변 소수자인권위는 “그런데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지난 12월 31일 무지개센터 예산을 불용 처리했다”며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조장해 온 몇몇 목사들의 의견을 들어 무지개센터 사업의 시행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민들의 힘으로 만들어낸 인권 정책을 일부 개신교 집단의 압력을 받아 지자체장이 무산시키는 이러한 양상은 이번 성북구 무지개센터 사건, <서울시 인권헌장> 사태와 같이 반복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민변 소수자인권위는 “이러한 일들 자체가 인권을 짓밟는 행위”라고 규탄하면서, “이러한 일들이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을 미침으로써 성소수자를 비롯한 소수자 인권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우려했다.

<서울시 성소수자 학생인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6%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으며 58.5%가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민변 소수자인권위는 “이러한 수치는 다른 청소년 성소수자 대상 연구에도 유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서, 청소년 성소수자가 처한 심각한 위험상황을 보여준다”며 “따라서 무지개센터 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이러한 위험에 처한 청소년 성소수자를 지원하고 청소년 성소수자들 역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마련하자는 것으로서 긴급하고 꼭 필요한 중요한 사업이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이런 점에 비추어 주민참여예산 선정위원들은 이 사업을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선정하면서 ‘본 사업의 취지가 매우 좋으며, 성북구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해 타 자치구로 확대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며 “이러한 사업에 대한 김영배 성북구청장의 거부는 성북구 지역 목사들의 압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12월 31일 김영배 구청장은 구청을 항의 방문한 성북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성소수자들을 직접 만나 이러한 사정을 스스로 밝혔다”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선동해 온 세력에 굴복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이에 편승하고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변 소수자인권위는 “지자체장의 이러한 사업 거부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소수자와 관련한 사업을 진행하지 않은 것이므로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되고, 국가인권위원회법상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성북구는 2013년 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에 맞추어 성소수자 인권 보장 관련 내용이 포함된 “성북 주민인권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민변 소수자인권위는 “김영배 구청장이 이 선언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인 만큼, 무지개센터 사업 역시도 당연히 지자체장으로서 적극 나서서 더욱 지원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며 “그래야만 주민인권선언의 내용을 실현할 수 있고, ‘인권도시 성북’이라는 성북구의 모토에 부합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김영배 구청장은 이러한 인권선언과 ‘인권도시 성북’이라는 구호를 의도적으로 무시했다”며 “김영배 구청장은 목사들의 압력에 굴복했다고 스스로 시인을 했는데, 이는 ‘동성애 조장’, ‘땅값 하락’ 등을 운운하며 ‘성북 주민인권선언’ 선포식을 무산시킨 반인권적인 성소수자 혐오 집단의 말을 듣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도리어 이러한 혐오범죄와 난동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의무가 있는 지자체장이 이러한 집단적 압력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직접적으로 반인권적 언동과 혐오폭력, 인권침해와 차별을 용인하고 조장하는 꼴”이라며 “이러한 지자체장의 행태 속에서 ‘인권도시 성북’은 어디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년 4월 마포구청장이 성소수자 인권단체가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시설사용을 신청한 것을 불허한 사건에 대한 결정에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비록 집단 간 견해차이로 인한 대립과 갈등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사회적 소수자가 불합리한 차별과 억압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소수자에 대한 불합리한 편견과 혐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마포구청장에게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권고한 바 있다.

민변 소수자인권위는 “이렇게 국가인권위원회 역시도 인권 증진을 위해 지자체가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음에도, 성부구청장은 이러한 의무를 전혀 인식도, 이행도 못했고, 반인권 집단의 압력에 굴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처럼 김영배 구청장이 자신의 의무를 의도적으로 방기한 처신은 대단히 부적절하고, 인권침해적”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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