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ㆍ박근혜정부 6년 사법부ㆍ헌법재판소 ‘올해의 판결’ 화제

<한겨레21>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여섯 차례 선정한 92개 ‘올해의 판결’ 출간 기사입력:2014-03-31 12:14:00
[로이슈=신종철 기자] 이명박 정부 5년과 박근혜 정부 1년을 아우르는 6년 동안 사법부와 헌법재판소에서의 화제의 판결들을 선정한 ‘올해의 판결’이 출간했다. 일반 국민들뿐만 아니라 법조인들에게도 눈에 쏙 들어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올해의 판결’은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이 2008년부터 시작해 이명박 정부 5년과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까지 매년, 여섯 차례 선정한 ‘올해의 판결’ 92개를 책으로 묶은 것이다. 올해의 판결 선정의 기초가 된 취재에는 무려 32명의 기자가 참여했다.

전국 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한 해 동안 선고된 주요 판례 중 국민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친 판결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특집 기획물이다. 책 페이지만도 608쪽에 이른다.

‘올해의 판결’ 편집장을 맡아 고된 작업을 해온 최우성 한겨레21 편집장이 올해의 판결에 대해 쓴 머리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여섯 차례에 걸쳐 진행해온 ‘올해의 판결’ 기획은 사법부를 향한 날선 채찍질이자, 매서운 감시 운동이다. ‘주목할 판결’과 ‘문제적 판결’로 시야를 넓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기 단행본 1권으로 묶인 6년간의 기획 기사는 사법부의 판결이라는 거울에 비친, 이명박 정부 5년과 박근혜 정부 첫해에 대한 기록이다.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헌법적 가치가 무참히 짓밟히고 시민의 소중한 기본권이 마구 훼손되는 상황에서 올해의 판결이 떠안아야 할 몫은 더욱 커질지도 모른다”

사법부 즉 법원의 판단은 판결을 통해서 평범한 국민들의 삶의 방식을 결정한다. 이러한 판결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는지 보여주기 위해서 ‘올해의 판결’을 선정해 왔다. 한국 사회를 밝게 비추고 좀 더 나은 사회를 앞당기는 데 기여한 판결들을 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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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북콤마에서3월24일출간한화제의'올해의판결'


‘올해의 판결’을 선정하기 위해 매년 10월과 11월에 심사위원들이 70~80개에 이르는 후보 판결을 추천한다. 이때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한변호사협회, 참여연대, 민주노총 법률원, 헌법재판소 홍보심의관실, 대법원 홍보심의관실, 각급 법원 등 법조계와 시민사회단체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심사위원들의 심사와 토론을 거쳐 각 분야별 10~15개를 최종 ‘올해의 판결’로 선정한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제구실을 못 한다고 판단될 때는 하급심의 판결에 힘을 실어준다.

선정 기준은 국민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졌는가, 그렇다면 종전에 없던 새로운 법리를 제시했는가 하는 점이다. 또한 법원이 사회적으로 절실한 문제를 다루면서 형식적인 법 논리만을 따지지 않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는가 하는 점이 중요한 평가 잣대다.

‘올해의 판결’을 선정한 심사위원들은 사법부의 성적표를 매기는 ‘심사평’을 하는 자리를 갖는데, 올해의 판결 중에서 ‘최고의 판결’을 뽑는다. ‘최고의 판결’은 해마다 의미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딱 마음에 드는 판결을 찾기 힘들고 심사위원들마다 의견이 갈릴 때도 있다. 보통 사회적으로 파급 효과가 큰 판결에 주목해 ‘최고의 판결’을 선정한다.

또 ‘문제적 판결’ ‘걸림돌 판결’ ‘최악의 판결’을 함께 뽑기도 했다. 이 경우는 사회적ㆍ경제적 약자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한 판결이다. 물론 불명예스러운 판결이다.

◆ 2008년부터 2013년에 선정된 ‘올해의 판결’ 중 ‘최고의 판결’은?

그렇다면 해마다 선정된 ‘올해의 판결’ 중 ‘최고의 판결’은 어떤 것이 있을까. 또 누가 선정 작업에 참여했을까.

2013년에는 서울서부지방법원이 성기 형성을 하지 않은 성전환자에게도 성별 정정을 허가한 결정이 선정됐다.

심사위원으로는 김보라미 변호사, 김성진 변호사,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유성규 노무사, 조혜인 변호사, 최재홍 변호사, 홍성수 숙명여대 법대 교수가 참여했다.

2012년에는 헌법재판소에서 인터넷실명제는 위헌이라는 재판관 전원 일치 결정이 선정됐다.

심사위원으로는 여성학자인 권김현영, 김보라미 변호사, 송소연 재단법인 ‘진실의 힘’ 이사, 안은정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양홍석 변호사, 최재홍 변호사, 한가람 변호사, 홍성수 숙명여대 법대 교수가 참여했다.

2011년에는 헌법재판소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청구권 문제를 외면해온 정부의 행위는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 위헌이라는 결정이 선정됐다.

심사위원으로는 형법학계의 권위자인 김일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이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금태섭 변호사, 김진 변호사,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이국운 한동대 법학부 교수,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훈 변호사, 이재근 참여연대 시민감시팀장, 장서연 변호사, 최재홍 변호사가 참여했다.

2010년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에서 의 광우병 쇠고기 보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판결이 선정됐다. 당시 정의 실현과 인권 보장에 기여한 ‘좋은 판결’뿐만 아니라 걸림돌이 된 ‘나쁜 판결’까지 뽑았다.

심사위원장은 한택근 변호사가 맡았다. 학계에선 임지봉 서강대 교수, 정인섭 숭실대 교수, 양현아 서울대 교수, 서보학 경희대 교수가 참여했다. 법조계에선 정연순 변호사, 황희석 변호사, 최은순 변호사가 함께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팀장과 김태규 <한겨레> 법조기자, 장은교 <경향신문> 법조기자도 심사를 맡았다.

2009년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야간 옥외집회 참가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이 선정됐다.

심사위원장은 서울고등법원장을 지낸 김동건 변호사가 맡았다. 금태섭 변호사, 김남근 변호사, 김진 변호사,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최강욱 변호사가 참여했다. 또 한국헌법학회장을 지낸 김승환 전북대 법대 교수, 김영진 변호사, 김제완 고려대 법대 교수, 박주현 변호사도 함께했다.

2008년에는 대법원에서 법 개정 전의 불법파견도 2년을 넘기면 원청 업체가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판결이 선정됐다.

민법 권위자인 윤진수 서울대 교수가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이종수 연세대 교수, 박경신 고려대 교수가 참여했다. 또 대한변협과 민변의 추천을 받은 최강욱 변호사, 김남근 변호사, 금태섭 변호사, 박영주 변호사, 김진 변호사 등이 참여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과 박근용 참여연대 사법감시팀장도 참여했다.

◆ ‘올해의 판결’ 선정 작업에 참여했던 심사위원들의 추천 글.

사법권이 판결을 통해 공동체의 삶에 얼마나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실감하게 된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의 거부다. -김진 변호사

작은 판결이라도 용기 있게 내린 판사, 어렵게 변론을 이어간 변호사, 권력에 맞선 시민의 이름은 기억돼야 옳다. 정치가 사라진 곳에 시민의 상식을 길어 올리는 금문자가 그들의 손으로 쓰였다. 말인즉,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행동하지 않은 판사의 이름도 당연히 기억하자는 거다. -김남일 한겨레 기자

올해의 판결에 오르지 못한 수많은 현장의 사건들이 있다. 삶을 중시하는 법이어야지 공식에 끼워 맞추는 판결은 필요 없다. -안은정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우리나라는 사회의 쟁점이 너무 법원으로 몰린다. 법관 몇몇이 사회적 쟁점에 대해 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의 판결을 보면 대부분 자유권에 대한 판결이다. 사회권 영역에선 법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최재홍 변호사

노동 부문에서 문제적 판결을 뽑지 못했다. 물론 따지고 보면 엄청나게 많다. 그러나 문제적 판례가 악용될까 봐 쉽사리 내놓지 못했다. 최근에는 사용자가 노동법을 활용해 노동자를 탄압한다. -유성규 노무사

◆ 한겨레21 올해의 판결 취재팀

고나무, 김기태, 김남일, 김성환, 김소연, 김태규, 박임근, 박현정, 서보미, 송경화, 송인걸, 송호균, 신윤동욱, 안수찬, 오승훈, 이경미, 이세영, 이순혁, 이정훈, 이지은, 임인택, 임주환, 임지선, 전종휘, 정은주, 정인환, 정혁준, 조계완, 조혜정, 최성진, 하어영, 황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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