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학생들 “박근혜 ‘인혁당’ 역사인식 깊은 우려”

“박근혜, 역사인식 심각한 결여…대한민국 법체계에 대한 무지함 드러낸 발언” 기사입력:2012-09-24 09:54:44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인혁당(인민혁명당)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예비 법조인인 서울대 등 전국 11개 대학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까지 ‘역사인식’을 비판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앞서 박근혜 후보는 지난 10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유신의 가장 어두운 부분이라고 얘기하는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에 대해서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박 후보는 “그 부분에 대해선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느냐”며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해 역사인식에 대한 논란을 가열시켰다.

박 후보 모교인 서강대를 비롯한 전국 11개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 회원들은 21일 “전국 11개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 회원들은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박근혜의 1975년 2차 인혁당 사건에 대한 역사인식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009년 사법시험을 대체할 법조인 양성제도 개혁 방안의 일환으로 도입됐던 로스쿨 출범 이후 예비 법조인들이 전국 단위로 성명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인민혁명당 재건 사건(2차 인혁당 사건)은 우리 헌정질서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자 세계 사법역사상 유래가 없는 끔찍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1975년 4월 8일 박정희 유신반대 투쟁의 중심에 섰던 ‘민청학련’(전국민주청년학생연맹)의 배후ㆍ조종세력으로 지목된 ‘인혁당 재건위’ 소속 23명은 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보부에 의해 고문을 받고 허위자백을 해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기소 됐고, 법원은 이중 8명에게는 사형을, 15명에게는 무기징역 및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했으며, 박정희 유신정권은 대법원 선고 7시간 전 이미 사형통지를 했고 대법원 상고가 기각된 지 20여 시간 만에 이들 8인의 사형을 집행했다”고 역사를 뒤집었다.

또 “제네바 국제법학자협회는 사형이 집행된 1975년 4월 9일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규정ㆍ선포했고, 2002년 9월 12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이 사건이 중앙정보부의 조작에 의한 것임을 밝혔으며, 유가족들은 그해 12월 재심청구를 해 2007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인혁당 재건위 사건과 관련해 사형이 집행된 8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상기시켰다.

이들은 “그러나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박근혜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왔다’,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등 박정희 유신독재의 대표적 사법살인 사건인 2차 인혁당 사건에 대해 역사적 사실 및 평가와 배치되는 발언을 했다”고 콕 찍어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박근혜의 2차 인혁당 사건 관련 발언은 후보의 역사인식의 심각한 결여를 드러낸 발언임과 동시에 대한민국 법체계에 대한 무지함을 드러낸 발언으로서, 우리는 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는 인류 역사상 한 지도자의 잘못된 생각이나 가치관이 끔찍한 비극의 사건을 잉태시킬 수 있다는 역사적 교훈을 잘 기억하고 있다”며 “대통령 후보 박근혜의 잘못된 생각이나 가치관이 또 하나의 비극을 낳지 않을까 우리 예비 법률가들은 깊이 우려한다”고 표명했다.

이들은 끝으로 “인권의 가치를 고민하고 배우고자 하는 우리는 후보에게 역사인식의 전환과 함께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사법부의 유효한 결정을 존중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이날 성명에 참여한 11개 대학>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인권법학회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연구회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인권법연구회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pro bono publico
동아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인권법학회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인권법학회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인권법학회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 아레떼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

오피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