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어머니가 식당에서 일을 해 생계를 책임지는데 반해, 아버지는 일을 하지 않으면서 행패를 부리는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지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어 평소 집에서 아버지와 대화를 거의 하지 않고 피해 다니는 등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10월 7일 하씨는 집에 있다가 술에 취해 귀가하는 아버지를 보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아버지는 욕설을 하면서 “나를 보기 싫으면 당장 나가라”고 소리쳤다.
이에 하씨가 “왜 가만히 있는 저한테 시비를 거세요”라고 대꾸하자, 아버지는 손으로 뺨을 때렸다. 순간 화가 난 하씨는 주먹으로 아버지를 때려 기절시키고, 살인 충동을 느껴 거실에 있던 흉기를 가져와 아버지의 복부를 19회 찔러 그 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창원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수일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하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다만 “피해자는 피고인의 어린 시절부터 가족들을 돌보지 않고 주사가 심해 술에 취해 처와 피고인을 폭행하거나 위협하는 등의 언행을 반복해 피고인이 정서적으로 불안해했고 자폐증상까지 보이며 아버지에 대한 공포심과 분노감을 지니게 된 점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또 “사건 당시도 피해자가 술에 취해 피고인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하자, 피고인이 대항해 우발적으로 가격한 후 피해자로부터 혼날 것이 두려워 살해에 이른 점, 피고인이 어려서부터 낮은 지능과 적응장애로 원만한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지 못했고, 현재도 사회적 소외감과 대인불안을 느끼는 등 분열성 인격장애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이런 사정과 초범으로서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어머니가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